[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탈리아 채권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장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보다는 이탈리아가 처한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10년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2.1%포인트 수준까지 확대, 지난 2014년 초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10년물의 금리 스프레드 5년 추이 <출처=ychart> |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프랑스 대선을 정치 리스크로 주시하고는 있지만 이탈리아가 글로벌 시장에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 초반 프랑스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였다가 다시 반등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탈리아 채권 시장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투자 불안감이 이탈리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부진한 성장세와 부실 대출을 안고 있는 은행권, 치솟는 공공 부채 등이 이탈리아 경제를 짓누르는 리스크로, 그나마 이탈리아 채권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마저 내년이면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부담을 더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혹여 프랑스 대선에서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탈리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퍼스트스테이트 인베스트먼츠 최고투자책임자(CIO) 폴 그리피스는 “르펜이 당선되면 유로존 붕괴전망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 채권 스프레드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이탈리아 은행주는 기피하고 있으며 유럽 전체에 대해서도 익스포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딘 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 제임스 아데이는 “이탈리아가 오랜 경제 문제에 정치적 교착상황까지 더해져 (유럽에서는) 두드러진 취약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위원회(EC)는 올해 이탈리아 성장률이 0.9%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33.3%로 EU 회원국 중 그리스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