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해 온 검찰이 17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날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 3월 면세점 신규 특허취득을 위해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등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두달 뒤 5월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공여했다.
이 돈은 6월 검찰의 수사가 이뤄지기 직전 돌려받았다. 검찰은 이 70억원을 뇌물로 적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정농단 사태로 대기업 총수가 사법처리 대상이 된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두명이다. 검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무혐의 처리했다.
수사 결과, 검찰은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과정에서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청탁 등이 오갔다고 봤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규모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298억원에서 368억원으로 늘어났다.
특수본 관계자는 “롯데는 금전이 실제로 지급된 뒤 나중에 반환됐지만 이건 다른 문제고, 일단 지급됐다”며 “SK는 실제로 금전 지급 사실 없다. 일방적으로 돈을 달라고 한 것으로 확인되어서 기소 안 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검찰은 지난 7일 신동빈 롯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시 대화 내용과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해왔다.
또 2015년 11월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가 출연금 등을 낸 뒤, 정부의 신규 사업자 공고를 통해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게 아닌지를 조사했다. 재단 출연에 직접 관여한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도 지난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출연 경위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다만, SK그룹 최태원 회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SK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했으나, 최순실 씨 측이 80억원을 더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
지난달 18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최 회장은 13시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대가로 최 회장의 사면, 면세점 사업 선정 등에서 특혜 여부를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3월 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수사 자료를 인계받은 검찰 특수본은 대기업 가운데 삼성에 이어 롯데를 기소하는 것으로 국정농단 수사를 마쳤다.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