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동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화재보험, 해상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일반보험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다. 주요 손보사와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은 물론 재보험사와 금융전문컨설팅사까지 TF(태스크포스)에 합류했다.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일반보험의 중요성은 확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성장성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17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주재로 올해 초 출범한 ‘일반보험 활성화TF’에 최근 재보험사 코리안리와 컨설팅사 올리버와이만도 합류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흥국화재 등 7사와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등과 함께 일반보험 활성화 방향을 논의한다.
일반보험이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보험기간이 1년 초과인 상품)을 제외한 손해보험상품이다. 화재보험, 해상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주로 기업성보험이 일반보험에 속한다. 2015년 기준 손해보험 시장은 80조2000억원 규모인데 반해 일반보험은 8조3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10.3%에 불과하다. 유럽 등 보험 선진국은 일반보험 규모가 전체 손해보험 규모의 30~40%를 차지한다. 손보업계는 미래 먹을거리로 일반보험을 지목한 것.
코리안리는 각 보험사가 일반보험 상품을 원활이 개발할 수 있도록 통계를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국내 보험사 중 기업성보험 물건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일반보험의 위험률 통계도 가장 많다. 지금까지 손보사들은 일반보험을 출재할 때 코리안리 등이 제공한 협의요율(재보험사가 사용하는 요율)을 사용했다.
TF에서 협의, 코리안리가 일반보험 관련 통계를 제공하면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은 이 통계를 기반으로 판단요율(보험사 내부 기준에 따라 자체판단한 보험요율)을 개발할 수 있다. 요컨대 지금까지 통계 부족으로 일반보험 상품을 만들 수 없었지만 향후 자체적으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코리안리도 나쁠 게 없다. 삼성화재 등 보험사가 각 계열사 등 기업에 일반보험을 판매해도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다시 재보험에 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성보험 재보험 출재율은 50~70%다.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코리안리도 더 많은 재보험을 인수할 수 있는 셈.
금융컨설팅사인 올리버와이만은 해외의 일반보험 관련 사례 및 자료를 집중적으로 발굴, 제공하기 위해 선정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기업들이 보험요율 인하를 요구한 후 일방보험 시장이 정체기에 있다 보니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
올리버와이만은 미국, 영국, 일본 등 보험선진국의 일반보험 상품을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일반보험의 주요고객, 담보위험, 매출규모,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금), 판매채널 등의 자료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분석, 보험연구원과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와 비교해 각 보험사가 판단요율 개발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 규모가 세계8위 수준인데 각 보험사가 판단요율도 산정하지 못하는 것은 국제적 위상에 맞지 않다”라며 “일반보험 활성화 TF에 재보험사와 금융컨설팅사까지 합류했다는 건 관련 시장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손보사들은 과거 약 10년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선장했다”며 “향후에는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어 일반보험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