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한과 미국 사이에 긴장감이 팽배한 가운데 러시아가 목소리를 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욱 위험하고, 두려운 존재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시리아 폭격에 따른 마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크렘린궁의 ‘입’으로 통하는 러시아 국영방송사 NTV의 앵커 드미트리 키셀요프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과 고립된 공산주의 독재자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고 1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훨씬 더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며 “전세계는 실제 핵전쟁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재앙에 해당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반도에 도출되는 방사능 물질이 러시아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키셀요프는 또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및 적극적인 군사 대응 움직임은 국제 사안에 대해 독립적일 것이라는 러시아 측의 판단과 크게 빗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현안에 대한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인물이 전쟁을 치르기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크렘린궁은 이 같은 발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 3대 방송사 가운데 하나인 NTV의 주요 앵커가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반감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비난의 화살은 미국 대선 과정에 킹메이커로 통했던 이방카 트럼프에게도 향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어린 딸은 이방카와 달리 관저에 사무실을 얻지 못했다는 것. 김정은 위원장의 딸은 네 살이다.
NTV의 또 다른 간판급 앵커인 이라다 제이날로바는 “이방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를 폭격하도록 부추겼다”며 “그가 김정은 위원장을 공격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갈 수도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키셀요프는 앞서 ‘러시아가 미국을 방사선 재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극단적인 발언으로 시선을 모았던 인물이다.
한편 러시아 측의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공격적인 태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습적인 공격을 포함해 북한에 보다 역동적인 군사 행동을 명령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