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 한국지엠이 연간 11여만대 규모의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정리하는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디젤 세단을 정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GM이 한국철수를 위한 사전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올란도(준대형SUV), 캡티바(중형SUV) 생산을 연말 중단하기로 했다. 연식변경이나 후속모델 출시계획도 없어 사실상 단종이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재고 털어내기 목적으로 올란도 디젤 생산을 중단했다"며 "재고 소진 후에도 디젤모델 주문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한국지엠 홍보실 관계자는 "제품 수명주기는 고객이 호응하는 날까지다. 임의로 생산중단 날짜를 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57만9745대, 이중 디젤차는 11만5841대로 20%였다. 모델별로 보면 ▲ 크루즈는 휘발유와 디젤이 각각 9767대, 1080대 ▲ 올란도는 디젤 1만3000대 ▲ 트랙스는 휘발유와 디젤이 각각 15만2580대, 10만1761대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디젤 세단모델 생산을 중단키로 결정, 올해 출시한 신형 크루즈는 디젤 모델이 없다. 한국지엠의 디젤모델은 올란도와 캡티바 등 두개의 SUV로 연간 생산대수는 11만4761대다.
한국지엠이 올란도와 캡티바마저 생산을 중단한다면 사실상 디젤모델은 사라진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 1월 디젤모델 판매부진으로 2018년 1월부로 군산 디젤엔진 공장을 폐쇄한다고 노조와 협력사에 알린 바 있다. 디젤모델 철수를 예고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의 전체 자동차 생산대수도 올해 45만여대까지 감소, 정점이었던 2005년 115만대의 39.1%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의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도 30%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지엠 홍보실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이미지를 확보한 디젤SUV는 지속적 상품성 개선으로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GM본사의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다. 부진한 실적 탓이다.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1조2741억원, 누적 순손실은 1조9716억원이다.
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공장 가동률은 30% 이상 떨어졌는데 인건비는 오히려 40% 이상 상승, 세계 GM 공장 중 가장 높은 임금 상승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유럽과 러시아에서 잇달아 철수시킨 미국GM 본사가 아시아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 관계자는 "미국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며 "줄어든 수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일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