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극심한 쏠림 현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애플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3개 IT 종목이 연초 이후 S&P500 지수 상승률의 3분의 1을 차지한 것.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의 집중적인 매입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한편 지수 자체의 착시 현상을 경고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블룸버그> |
18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펀드스트라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애플을 포함한 10개 IT 종목이 연초 이후 S&P500 지수 상승률 4.7% 가운데 약 53%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IT 섹터의 간판급 종목이 지수 상승을 주도할 때 45% 내외에서 정점을 찍었지만 올들어 이들의 영향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올들어 22%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고, 페이스북과 아마존 역시 각각 23%와 20% 폭등했다.
이들 3개 종목이 강세 흐름을 타면서 S&P500 지수 상승률의 3분의 1 가량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금융 섹터와 소형주, 산업재로 몰려들었던 투자자들은 당시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IT 종목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화당 주도의 의회와 백악관이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베팅에 나섰다는 진단이다.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하지만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멈추지 않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무려 24.3배의 주가수익률(PER)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S&P500 지수의 IT 섹터 PER 17.6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넥플릭스는 109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일부 애널리스트가 100%를 웃도는 이익 증가 전망을 제시하면서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운용 보수와 수수료가 낮은 ETF들이 시장 대표 종목을 대량 매입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인 앤더슨 루드닉의 더그 포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성장 가능성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며 “성장 논리가 꺾일 때까지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