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심지혜 기자 ] 코스닥 시장 대장주 카카오가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투자 유치를 위한 선택이다. 코스피 시장 진입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이나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일,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시장 이전을 검토중이기는 하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며 "내용이 확정되면 밝힐 것"이라고 부연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10월 다음과 합병하면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카카오주식 1주당 다음주식 1.556주가 배정되는 방식으로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 합병하는 모습이었지만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셈이다.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이전사장을 추진하는 배경은 우선 안정적으로 주가 흐름을 위해서다. 외부환경 요인에 부침이 큰 코스닥 시장과 달리 코스피 시장은 규모가 커, 보다 안정적으로 주가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카카오 주가는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합병 발표 이후 최고 18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해 1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8만원대 안팎에 머물러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코스피 시장은 매력적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 유인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는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와 올해 수익화를 계획한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내비 등의 마케팅 지원도 요구된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으로 시장을 이전하게 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주가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데다 기업가치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사례로 경쟁업체인 네이버(구 NHN)는 지난 200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주가 부양에 톡톡한 효과를 봤다. 당시 코스닥 시장 대장주였던 네이버가 코스피 시장으로 옮길 경우 예상됐던 시가총액 순위는 20위권이었다.
초반에는 주가 약세를 보였지만 이전 100일만에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됐으며, 2009년 12월 약 1년 만에 시초가 대비 68.8%의 상승률을 보였다. 현재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5조612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6위다.
카카오가 코스피 시장에 들어가면 시가총액 4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1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5조9049억원으로 CJ, 현대건설, GS 등보다 순위가 높다.
다만, 시장 이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 펀더멘탈(기초경제여건)에 변화가 없어 큰 변화를 기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한 관계자는 “보다 큰 시장에서 더 나은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고 주가 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는 있으나 시장 이전이 만능키는 아니다"라면서 "본질적인 사업을 잘 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