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치킨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가 bhc와의 '한지붕 가족' 관계를 청산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지난 4년간 bhc에 일임했던 물류창고와 소스·파우다 등 상품생산을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bhc> |
제너시스BBQ 고위 관계자는 "물류 및 소스·파우더 등 상품생산 등을 계약에 의해 bhc에 맡겨왔는데 그동안 영업기밀이 새어나가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구체적인 날짜를 못박을 수 없으나 현재 내부적으로 직접담당하는 방안을 계획·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에서 물류와 식자재 공급은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가맹점에 납품할 수 있는 원재료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제너시스BBQ는 2013년 심각한 자금난에 그룹 모태인 BBQ 대신 2004년 30억원에 매입했던 bhc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씨티은행 사모펀드에 BHC를 매각하며 물류를 담당하는 GNS로지스틱스와 식자재를 관리하는 '제너시스푸드'도 포함함으로써 인수가를 1200억원까지 높힐 수 있었다. 제너시스BBQ는 현재까지 bhc로부터 물류와 식자재를 납품받음으로써 사실상 B2B(기업간 거래) 관계를 유지해왔다.
제너시스BBQ가 4년간의 관계 청산에 나선데는 양사 매출 경쟁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BBQ는 지난 20일 bhc가 지난해 매출액 2326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하자, 이 매출에 기업간 거래액인 물류비용 300억원과 치킨 부재료인 파우더·소스 등 상품매출 150억원이 포함됐다며 발끈했다. 즉, bhc의 지난해 매출 중 일부가 BBQ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순순한 치킨 매출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경쟁자와의 '한지붕' 관계로 인한 '불편한 동거'가 꼽힌다. BBQ와 bhc는 지난 4년간 법정 다툼을 벌여 왔다. bhc는 지난 2014년 같은 물류회사를 사용하는 BBQ가 당시 신제품 '뿌링클'과 '별코치' 원재료를 물류창고에서 무단으로 가져갔다며 영업기밀을 훔쳤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BBQ 역시 맞소송하며 법정다툼에 나섰지만 법원은 bhc 손을 들어줬고 결국 BBQ 측 절도죄가 인정됐다.
또 bhc를 인수한 시티은행계열 사모펀드는 BBQ가 bhc를 매각할 당시 가맹점수 등 회사가치를 사실보다 부풀렸다며 국제조정위원회 중재법원에 최소 47억9200만원에서 최대 250억원 배상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지난 2월1일에서야 BBQ가 bhc에 배상금액 98억4900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최종 판결났다.
결과적으로 제너시스BBQ는 적대감이 팽배해진 bhc와의 관계를 청산함으로써 경쟁사 매출까지 높여줄만한 여지 자체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BBQ가 단기간내 bhc와 거래를 끊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제너시스BBQ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BBQ는 2013년 6월28일부터 10년간 bhc와 상품 및 물류용역을 장기매입계약을 체결하고 있어서다.
bhc 관계자는 "아직 BBQ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거래위반 사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