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최근 SNS를 통해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한다는 '4월 전쟁설'이 돌면서 한반도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차분하다.
소문이 구체성을 띄면서 일부 시민들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과거 북한 도발 상황을 근거로 많은 시민들은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민들이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36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발사체를 발사했다. . <사진=뉴시스> |
지난 9~10일 '4월 27일 북폭설' 및 '김정은 망명설'을 담은 사설정보지(지라시)가 SNS 및 메신저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며 전쟁에 대한 관심은 증가했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한국전쟁' 검색어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한 결과 평소 관심도 25포인트 내외를 맴돌았던 지수가 9일은 61 포인트, 10일에는 100포인트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김정은 망명'에 대한 키워드도 마찬가지였다. 0포인트에 가깝던 관심 지수가 9일에는 7포인트, 10일에는 31포인트까지 올랐다.
사설정보지가 구체적인 일정이나 수치까지 담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쟁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증가했다. 과거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쏘아 올리거나,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했을 때와는 달랐다.
SNS를 통해 정보지를 접한 박모(남·31·자영업)씨는 "아무래도 (망명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라든지 장소가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또 김정은 망명을 먼저 제안했다니 '북폭설'이 더 와 닿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정보지에는 김정은의 망명기간은 4월 말, 망명할 국가는 인도네시아, 망명을 설득할 중국 측 인사는 장더장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망명자금도 40억 달러로 적시돼 있었다.
또 미·중 정상회담이 북핵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포함한 모든 군사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쟁설은 더 설득력을 얻었다.
직장인 강병철(남·31·서울 동작구)씨는 "지라시를 봤을 때 이번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워낙 강성이기 때문에 실제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쟁에 대해 걱정했다.
반면, 전쟁설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1980~1990년대처럼 라면과 생수, 통조림 등을 사재기 하는 현상도 없었다.
대학생 이예진(여·22)씨는 "워낙 북한 도발이 잦아서 그런지 이제는 무덤덤하다"며 "실제로 여러 국제 정세를 고려해야 하는 미국이 먼저 공격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CS 강사로 일하는 장모(여·31)씨 역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서로 강하다보니까, 서로 부딪혀서 이런 소문이 도는 게 아닌가 싶다"며 "북한의 도발 역시 '시위' 목적이 강하다보니 이번 소문에도 전쟁이 날 것 같다는 걱정은 안 들었다"고 했다.
울산 남구에 사는 회사원 허모(여·29)씨도 "친구들과도 '4월 전쟁설'에 대해 얘기했는데 다들 별 감흥이 없더라"며 "어차피 '지라시'에서 끝날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설에 대해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경각심은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태우 고려대 연구 교수(시사평론가)는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전쟁 가능성도 없지만 방공호도 파놓고 대피훈련도 상시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분단 국가로 전쟁가능성이 존재하는 나라지만, 방공호 점검도 잘 안 되고 분명히 전쟁에 대해 안일한 인식이 있는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경각심 가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