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 후보들이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예비 내각)' 구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조기대선으로 이번 19대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 없이 곧바로 취임한다. 때문에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정부와 청와대 인선을 구상해야 한다. 특히 대선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국민이 믿을 만한 인물 선정 발표는 준비된 정부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혁공동정부 구상안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 패권세력을 제외한 세력과 힘을 합쳐 개혁공동정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차기 책임 총리 인선과 관련, "최대한 정당 의견 존중해 지명하겠다"며 "원내 대표간 합의해 추천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국민대통합과 협치에 관한 구상 발표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안 후보는 전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만나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며 곧 개혁공동정부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전날 비영남 출신 국무총리 후보를 대선 전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영남인 만큼 영남출신이 아닌 분을, 적어도 초기에는 그런 분을 총리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호남 인사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지만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총리는 대탕평, 국민 대통합이란 관점에서 인선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또"적정한 시기에 그 분을 공개해 국민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민 판단을 구해야 그분도 검증에 대비하고 장관 제청 구상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대선 전에 공개할 뜻도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측도 대선 전 적절한 시점에 섀도 캐비닛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알려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그동안 후보들은 섀도 캐비닛을 공개했을 때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나,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준비된 정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입장을 바꾸고 있다. 정치권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람 검증이 중요하다"는 국민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에 대선 전 인선을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일각에선 섀도 캐비닛을 적용해 총리와 장관을 미리 정해놓을 경우,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의 장관 제청권을 무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여유가 없는 현실을 볼때 내각을 미리 공개해 대통령과 함께 검증받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