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청와대는 2일 미국이 지난해 말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을 논의하자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미국을 방문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지난 1월 10일 당시 마이클 플린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주미한국대사관 제공> |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보실 명의로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드와 관련한 오늘자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말 인수위원회를 통해 문서로 한국 측에 사드 비용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으며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사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이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또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실장이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요구를 알면서도 사드 배치를 무리하게 강행했다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한국이 사드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는 언질을 줬다고 전했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해 12월 미 정부 인수위 측이 문서로 우리 측에 사드 비용을 논의하자고 제안해왔다"면서 "국회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김 실장이 이 문제를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 실장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비용 부담을 우리가 질 수도 있다'며 구두로 언질을 줬지만 그뿐이었다"며 "사드 배치를 서둘러 끝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비용 문제를 뭉개면서 덮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올해 1월 9일과 3월 15일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마이클 플린·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 이 기간 중인 지난 3월 6일 발사대 2기를 시작으로 레이더 등 사드의 주요 장비가 속속 한국으로 반입됐다.
신문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실장이 사드 배치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이에 따라 김 실장이 사드 비용 부담을 미국으로부터 통보 받고도 사드 배치를 서둘렀 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10억 달러 사드 비용 부담' 발언 이후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2일 이 같은 의혹을 바탕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김관실 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민구 장관 외교안보라인 수장 4명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