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차기 정부에 노동개혁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5일(현지시간) 일본 요코하마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체류하던 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는 그간의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말하면서도 우리나라 경제를 날카롭게 진단했다. 특히 유 부총리는 “마음의 결정을 했다”면서 임기 마지막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동개혁은 해야 한다”고 현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외에 반도체 수출이 지금처럼 이어지면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선 해양플랜트 부문을 정리하고 양질의 수주를 이뤄내면 새 주인 찾기가 가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우조선의 재 상장 시기는 10월을 언급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제17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 차 방문한 일본 요코하마에서 취재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ADB 공동취재단> |
다음은 유 부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
- 오늘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 얘기가 나왔다.
▲ 저기(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서 이야기 못했으니까 여기서 많이 해야 한다. 아시아 국가는 자유무역을 강조해야 하는 나라들이다.
-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배격 발언이 모순적인 것 같다.
▲ 중국 재정부장도 오지 않았고 지금은 그것을 논의할 시간이 없다. 중국 내 한류 금지령(한한령) 등에 대해 물어보면 보호무역과 무관하게 국민안전을 언급할 것이다.
- 1분기 경제성장률이 잘 나왔다. 예상했던 정도인지.
▲ 수출이 작년보다 좋아진다는 것은 연초에 예상했었다. 작년보다 2~3% 늘 것으로 봤는데 이 정도로 뛸 지는 생각 못했다. 수출이 경제성장률을 견인할 것이다.
- 성장률 3% 가능한가.
▲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나 중국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계속 지켜봐야 한다.
- 한달 전만해도 4월 위기설이 있었다.
▲ 위기라는 단어의 정의를 잘 해야 한다. IMF 글로벌 위기를 말한다면 그 정도의 위기가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4월 중 이벤트들이 많았다. 대우조선, 환율보고서, 등 위험요인이 많긴 했다.
- 한미 FTA의 판이 바뀌고 있다고 봐도 되나. 재협상 쪽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것 같다.
▲ 현 상태대로 놔둘 것 같진 않다. 분명히 논의할 것이라는 건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이 무엇을 논의하자고 할 지 내부적으로) 예측하고 있던 것은 얘기가 나올 것이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먼저 해결해야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 것 같다. 우리로서는 그 전에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노력을 사전 작업으로 해두는 게 필요하다.
-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방안이 있나.
▲ 에너지 등 미국에서 만든 재화를 사오면 된다. 제조업의 경우 인텔로 대표되는 반도체 등이 있을 수 있겠고 서비스는 확실히 미국이 세계 강자임에는 틀림 없다.
-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이제 시작 단계다. 일단 유동성 분위기를 벗어나면 강도 높은 자구를 해야 한다. 양질의 수주가 필요하다. 올해 20억달러 목표인데 문제 없이 될 것 같다. 실제 몇몇 분야에서 대우가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LNG선이다. 방산도 그렇다.
- 대우조선해양 재 상장은 언제 되나.
▲ 10월달에 될 가능성이 있다. 수주나 자구노력의 정확한 이행 등 2020년까지 부채비율을 250%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해양플랜트는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부문 위주로 가면 주인 찾기 가능할 것으로 본다. 덩치가 크면 주인 찾기가 어렵다.
- 성과연봉제는 그대로 진행하나. 정부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것인지.
▲ 지금으로서는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정착해야 한다.
- 새 정부에 바라는 바가 있는지.
▲ 구조개혁을 하려다가 잘 안 됐지만 노동개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가 잘 판단해서 하시리라 믿는다. 굳이 4대 개혁에 국한한다는 것은 아니고 노동개혁 포함해서 공공분야 등.
- 국토부 장관일 때는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을 펴다가 경제부총리로 임하면서 가계부채 때문에 입장이 반대가 됐다.
▲ LTV·DTI 완화가 14년도에 있었다. 그것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인위적 부스팅이라고 본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일부러 부동산 경기를 띄우기 위해서 한 조치는 아니었다. 당시는 거래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거래가 늘어났다. 그러다 작년 가을부터 특정지역 부동산 가격이 과열돼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부동산 대책이다. 중도금집단대출 등 가계부채 대출 규제를 강하게 했는데 그런 대책들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올해 목표인 가계부채 증가율 한자리수가 가능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 가계가 경기 따라가는 속도가 더디다. 이유가 무엇인지.
▲ 지금처럼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면 시차가 있다. 일종의 낙수효과라고 봐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수출이 잘돼서 경기가 올라가면 소득, 투자, 소비로 반영되면서 시차가 발생한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