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뉴스핌 허정인 기자]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해 기업 신용등급에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실제 은행이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자체적으로 등급평가를 해보면 신용평가사의 등급보다 1~2 등급 가량 낮게 산출된다고 했다. 다만 제 3의 평가기관을 만드는 것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ADB 연차총회 차 방문한 일본 요코하마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ADB 공동취재단> |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일본 요코하마를 찾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전일인 6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하 회장은 “(신평사의 등급과)당연히 괴리가 있다. 1~2등급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은행이 회사에 돈을 빌려줄 때 따로 신용등급을 산출해 보는데 이때 등급이 신평사 것보다 낮게 형성된다는 얘기다.
하 회장은 “은행이 기업 신용평가를 자체적으로 산출할 때 반드시 그 회사를 방문한다. 제조업 같은 경우는 재고가 얼마나 쌓였는지 봐야 하고, 그래야 나온 숫자하고 실제하고 얼마나 다른 지를 볼 수 있다”며 “지금도 채권단들이 회계법인을 고용해서 실사를 시키고 평가하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 3의 평가기관에 대해선 “그러한 기관을 만들면 은행에 대해 비판이 쏟아질 수 있다. 은행이 제대로 신용평가를 못하고 장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이외에 제 3의 기관은 평가를 더 잘한다고 보장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나올 수 있다”며 현 분위기에선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대우조선 되살리기는 국책은행의 익스포져가 커서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시장의 자율적 기능으로서 은행이 막바지 익스포져를 줄이니까, 받아줄 데가 없어서 국책은행이 받아줬고, 덕분에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쉬웠다”며 “예전처럼 은행과 국책은행이 비슷하고 나눠 갖고 있었다면 의견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