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지역주의·정책검증·연대···‘3無’ 제19대 대통령 선거

기사등록 : 2017-05-08 19:1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영호남 지배정당 사라져…대선후보, 적진서 유세 총력전
짧은 선거운동 “정책검증 기회 사실상 TV 토론회가 전부”
반문연대 ‘실패’ 30년만 다자구도, 누가 당선돼도 정국불안

[뉴스핌=이보람 기자] 두 달이라는 유례없이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대통령을 결정해야 하는 19대 대선. 그래서인지 이전 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징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주의·정책검증·후보 단일화가 없는 이른바 '3무(無)' 대선이다.

① "영·호남 지배정당이 없다"

과거 선거에서는 영남=보수정당, 호남=진보정당으로 연결되는 패권적 지역주의나 저항적 지역주의가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 3일 서울경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5월1~2일 시행)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대선과 비교해 지역주의가 약해진 선거였다'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같은 여론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에 거주하는 응답자 중 34.4%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 자유한국당(17.8%)의 배 가까운 수치다. 해당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이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 때문인지, 대선 후보들은 자신의 텃밭에 안주하지 않았다. 표심을 잡기 위해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고군분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22일 부산을 찾았다. PK(부산·경남)라 불리며 전통적인 보수 텃밭 중 한 곳이다. 그는 부산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팀 롯데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채 '부산갈매기'를 열창하며 부산 민심에 호소했다.

문 후보의 영남 러브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이 마무리되는 8일에도 보수 지지 기반이 두터운 부산과 대구를 차례로 찾아 마지막 선거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 후보는 전주를 찾아 자신을 '전북의 사위'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안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종료를 앞두고 '120시간 뚜벅이' 유세를 대구에서 시작했다.

② '심층 정책 검증' 기회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실상 시작된 이번 대선 레이스 기간은 고작 두 달. 대선후보 등록 이후 본격적으로 후보들의 공약이 발표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정책 검증 기회는 여섯 차례에 걸친 TV토론회가 전부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13일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15~16일 대선후보등록 이후 각 후보들은 공약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후보의 공약 발표는 선거 이틀 앞두고도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자신의 공식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어버이날 법정공휴일 지정과 기초연금 확대 공약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 역시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같은날 내놨다.

하지만 공약 이행을 통한 예상 효과나 재원 마련 방안,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을 평가하기에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부족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외 후보들의 각종 경제·사회·복지 정책들은 수십개씩 쏟아져 나왔지만 제대로 된 정책 검증은 쉽지 않았다. 세 차례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주요 후보 토론회와 방송사 주관 토론회 세 번 총 6회 토론회가 전부였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18.4%는 '마지막 TV토론회가 후보 지지도에 가장 영향을 미칠 요소'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정책 검증과 거리가 멀다. 후보자가 자신을 뽐내고 다른 후보들을 공격하기 위한 자리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는 검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③ 30년만 '다자구도'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뉴시스]

결국 후보 단일화는 없었다. 30년 만의 다자구도다.

새누리당에 뿌리를 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단일화는 없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포함한 3자 단일화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진영 통합을 위해 단일화를 제안했다. 유 후보는 TV토론회나 유세를 통해 완주를 거듭 밝혔다.

단일화없이 대선이 치러진 것은 지난 1987년 제13대 대선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와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실패했다. 표가 나눠지면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최종 당선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