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시중은행을 바라보던 청년 구직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시중은행의 상반기 공개 채용이 소위 '창구직원'으로 불리는 서비스직군에 집중되고, 일반직군 채용은 급감했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상반기에 일반직군 공채를 실시하지 않거나 일정을 잡고 있지 않다. 사실상 일반직군 채용은 줄이겠다는 의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신입 행원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2일까지 개인금융서비스 직군에 대한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고, 신한은행도 15일까지 RS(Rerail Service)직 신입행원 채용 공고를 냈다. 이들의 채용 규모는 예년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50명의 서비스직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100명 수준으로 줄였고, 신한은행은 올해 채용 목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들 모두 서비스직군이라는 것. 은행에서 서비스직군은 각 영업점 창구에서 입·출금 및 환전, 신용카드 업무만 한다. 반면 일반직군은 종합상담창구, 기업금융 등 업무영역이 넓다. 결국 두 직군간 대우나 승진 등에서 차이가 크다. 때문에 구직자들 사이에서 서비스직 채용은 고졸 채용으로, 일반직 채용은 대졸채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시중은행이 고용에 큰 부담이 없는 서비스직군 공채만 진행하는 셈이다. 반면 일반직군 공채는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매년 4월 진행하던 일반직군 채용을 현재까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일반직 공채는 아직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과거처럼 유사한 스펙을 가진 사람을 몇 백명식 뽑는 채용 정책이 유의미할지 모르겠다”며 채용 방법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 변화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상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모바일, PC로 진행되는 비대면거래가 늘어나고, 은행마다 몸집 줄이기가 한창인 상황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직원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공채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폐점 점포가 늘어가고 기존 행원에 대한 희망퇴직 등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일반직 채용 규모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