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19대 대선에서 바른정당은 집단탈당과 배신자 프레임 등 악전고투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남길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개혁 보수'의 가치를 들고 2030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추후 보수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를 찾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바른정당은 '보수의 새희망'이란 화두로 이번 선거에 임했다. 낡고 부패한 수구보수와 결별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노선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처음 시도한 대본 없는 ‘스탠딩 토론’을 대선 본선에서도 도입되도록 해 선거 혁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보수 분열의 책임을 묻는 '배신자 프레임'이 선거 내내 따라다녔고, 낮은 지지율 속 12명의 소속의원이 탈당해 경쟁자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어려움 속에서도 끝가지 완주를 선택한 유 후보는 6.76%의 득표율을 거두며 4위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선 바른정당이 다당제 속 개혁보수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바라본다.
유 후보 역시 대선 패배를 승복하면서도 보수 재건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9일 오후 11시 30분쯤 여의도 당사를 찾아 "개혁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신 국민 덕분에 바른정당과 저로서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며 "소중히 키워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겠다"고 했다.
바른정당은 20석의 턱걸이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하면서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0석)은 국민의당(40석)과 정의당(6석)을 포함해도 국회선진화법 문턱인 180석에 미치지 못한다. '캐스팅 보트'를 쥔 바른정당의 역할론이 부각되는 이유다.
또한, 바른정당 소속의원은 평균 3선(2.95)을 거친 중진 의원들이다. 의석 수는 적지만 개인적 역량과 무게감을 바탕으로 강한 야당의 면모를 보일 인프라를 갖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선 기간 나타난 김무성 고문과 유승민 의원 간 갈등이 복병이 될 수 있다. 차기 지도부 선출과 보수통합론 등 민감한 이슈가 나타날 때 양 진영 간 '조율'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당은 한 번 더 공중 분해될 가능성이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