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10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3%대의 유가 상승은 호재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는 소식은 세제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을 키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2.67포인트(0.16%) 하락한 2만943.11에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56포인트(0.14%) 상승한 6129.14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1포인트(0.11%) 오른 2399.63을 나타냈다.
장중 유가 상승은 증시를 지지했지만, 코미 전 국장의 해임 소식은 투자자들의 손을 묶어 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예고 없이 해임하면서 백악관과 의회의 갈등이 짙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정부의 세제개혁안을 기대하고 있는 시장에 초조함을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다고 설명했고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그를 해임하길 원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연루 의혹’을 조사 중이던 FBI 국장의 해임은 커다란 정치적 파문을 낳고 있다.
키브라이빗뱅크의 브루스 매케인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것은 분명히 긍정적이지 않으며 주식 매수를 유도하는 재료가 아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시장을 움직일 재료가 될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라보뱅크 그룹의 마이클 에브리 금융시장 수석연구원은 “이것은 대체로 트럼플레이션이 쉬운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어느 순간 갑자기 정말 놀라운 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파이어니어인베스트먼트의 모니카 디펜드 글로벌 자산배분 수석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굉장히 양호한 실적발표 기간을 보냈지만, 감세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월트디즈니는 예상을 웃도는 이익에도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하락했고 그래픽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는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급등했다.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4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한 달 전보다 0.5% 상승해 0.2% 오를 것으로 본 금융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0.2% 하락한 것으로 발표된 3월 수치는 0.1% 오른 것으로 수정돼 수입물가는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여줬다.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오름세로 이어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설에 나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4%로 떨어진 실업률을 언급하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올해 3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가는 예상보다 큰 폭의 미국 재고 감소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5달러(3.16%) 오른 47.33달러에 마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