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지난해 영아사망률, 산모사망률, 말라리아 발병률이 치솟는 등 최악의 보건 위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각) CNN뉴스 등은 2년 만에 발표된 베네수엘라 보건부 자료를 인용, 지난해 영아사망률(0~1세 기준)이 2015년 대비 30% 증가해 1만1466명이 사망했고, 임신 중이거나 임신 후 42일 이내에 사망하는 비율인 산모사망률 역시 같은 기간 66% 급증해 75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말라리아 환자도 24만 명에 달해 발병률이 76%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의 보건 위기는 경제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남미의 대표적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2015년부터 저유가와 마두로 정부의 통화관리 정책 실패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동시에 겪고 있다.
<출처=AP/뉴시스, 반정부 시위 격화> |
이에 따라 의약품 자체 생산 및 수입이 어려워져 전체 의약품의 85%가 고갈되는 상황에 이르러 국민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주 "기본적 보건 위기에 대응할 보급품이 대부분 소진됐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약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에 이미 의료용 약품의 80%가 모자라는 형편이었다. 보건 시스템이 무너지자 의료인력의 20%에 해당하는 1만3000명 이상의 의사가 베네수엘라를 떠났다.
식품 부족도 심각해 현지의 한 여론조사기관은 지난해 베네수엘라인의 몸무게가 평균 19파운드(약 10kg)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생필품 부족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를 더욱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CNN 등은 관측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대법원이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입법권을 제한하려고 시도하자 대통령 퇴진과 조기선거 실시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6주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진압과정에서 한명이 탱크에 깔려 숨지는 등 36명의 시위자가 사망한 것으로 CNN 등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