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황세준 기자 ] 삼성전자가 11일자로 일부 사업부문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매년 12월 계열사 임원 인사시즌'이라는 틀에 변화가 일어날지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품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부문 임원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다. 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재계와 삼성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12일 삼성전자 부품사업을 비롯해 이달 중 각 계열사별로 임원인사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과거 그룹 콘트를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존재할 당시 일사분란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각자도생 경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한 계열사의 부장급 간부는 "삼성전자에서 인사발령이 났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삼성은 그동안 매년 12월 한날한시에 계열사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과 2015년에는 12월 4일 이뤄졌다.
특검 수사 등의 영향으로 2016년 12월에 하지 못한 인사를 5개월여가 지나 일부 수습했지만 삼성 계열사들은 연쇄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시급한 현안은 사장단 인사다.
삼성 인사는 사장단 인사->조직개편->임원인사->직원인사의 순서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올해는 직원인사가 지난 3월 1일자로 먼저 나고 임원인사가 뒤따르는 역주행 양상이다. 과거 2008년 특검을 받으면서 인사가 지연됐을 당시에도 사장단->임원으로 이어지는 틀은 유지했다.
올해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1심 공판이 마무리되는 8월경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는 사장단 인사 시점과 12월 중 추가 임원인사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추가 임원인사 가능성의 배경은 신규 임원 승진 대상자의 적체다. 이번 인사는 2016년 12월 승진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상인 만큼 올해 12월 대상자가 되는 인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승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완제품 부문 승진 규모를 역대 최소인 54명으로 한 것은 추가 승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승진 규모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매년 줄긴 했으나 두자릿수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앞으로 계열사 이사회(경영위원회)에서 판단해 수시인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계열사별로 사장단 인사 시점을 기준으로 매년 인사시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계열사별로 임원 승진 수요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삼성의 한 임원은 "12월 인사를 사규에 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룹 콘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인사를 어떤식으로 할지는 계열사별 이사회와 경영진이 판단할 문제로서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