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스마트폰 외에 반도체 산업의 황금알은 시스템반도체다. 시스템반도체는 인공지능(AI), 스마트카 등 4차산업 핵심 부품이다. 삼성, SK 등 반도체 기업들은 공격적 투자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차산업을 이끄는 대표주자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스마트카 등이다. 해당 분야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저장·분석이 필요하고 이를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은 반도체다.
스마트카 하나만 봐도 주행 환경을 감지하는 이미지센서, 통신장비, 제어장치 등 200여 개 반도체가 들어간다. 질적으로는 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똑똑한 고사양 반도체가 필요해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VR(가상현실), 드론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어플리케이션 자체가 늘어나는 한편 연산 능력도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시장 수요에 따라 호황이나 불황을 오가는 것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데이터 용량이 폭증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의 메모리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1기가바이트(GB)로 환산한 D램 수요는 지난해 758억만GB에서 2021년 2152억만GB로 늘어난다. 연간 23.2% 성장한 규모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수요는 867억만GB에서 7066억만GB까지 연간 40.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 AI 로봇 등에 핵심 부품으로 쓰이는 시스템반도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0나노 공정 기반 AP 엑시노스9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을 시작으로 미세공정 수준을 14나노에서 10나노로 전환했다. 10나노 반도체는 14나노 대비 성능(속도)는 27% 높고 소비전력은 40% 낮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스템반도체를 아우디 차량 인포테인먼트에 적용해 영역을 넓혔다. 빠른 속도와 높은 그래픽 성능으로 여러 운영체제(OS)와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중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10나노 밑으로 기술을 향상시키는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물량 공급이 원활해지면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를 키우기 위해 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 분사를 검토 중이다. 사업부를 독립시켜 전문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는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은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로부터 도면을 받아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용도의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팹리스가 맡긴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설계 관련 정보를 이용해 시스템 반도체를 강화할 수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국내 업체가 선두를 달리는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시스템반도체는 4~5위에 머물고 있다"면서 "제품이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는 제조보다 설계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만드는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