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유한양행이 파이프라인 강화,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국내외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이미 임상 돌입, 기술 수출 등 벤처 투자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2015년 3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12곳에 총 886억원을 투자했다. 연도별 투자회사는 2015년 4곳(투자액 470억원), 2016년 6곳(376억원), 2017년 2곳(40억 원)이다. 파이프라인을 늘리고,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
유한양행은 그간 몸집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가 인색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3120억원으로 업계 1위였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6.5%(연구개발비 865억 원)로 상위 제약사 5곳 중 가장 낮다. 상품(다국적 제약사의 제품 판매) 의존도가 높은 매출구조가 이유로 지적됐다.
하지만 유한양행 측은 국내 바이오 벤처 투자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에 대한 투자액은 연구개발비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제약시장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선호되는 추세"라며 "한정된 재원에서 효율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지분 투자한 제넥신과는 자체 신약후보물질과 이 회사의 체내지속형 기술을 결합한 바이오 신약 YH25724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YH25724는 비알콜성지방간을 1차 적응증으로 연구 중이다. 유한양행은 향후 YH25724의 적응증이 당뇨와 비만으로 확장되길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 본사 사옥 <사진출처=유한양행 홈페이지> |
성과는 일부 가시화됐다. 파기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중국 제약사 뤄신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YH25448)를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 수출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현재 유한양행은 YH25448의 임상시험 성과가 연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후 기술 수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유한양행이 미국 소렌토와 합작해 설립한 이뮨온시아도 올해 본격적인 면역항암제 개발에 돌입한다. 연내 이뮨온시아가 개발하는 PDL-1 기반의 면역항암제 도입이 목표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벤처 투자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적극 취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자체적인 연구개발도 병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연구개발 투자규모가 1000억원"이라며 "이정희 대표 취임 후 계속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유한양행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5.7%다.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이란? 기0하면서 새로운 상품, 기술 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히 연구개발 부담을 낮추려는 제약사와 기술은 있으나 자본, 노하우가 없는 벤처기업 간 활발히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