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사법개혁 의지가 공판이 진행 중인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수사에도 퍼져나갈 전망이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민정수석 등 신임 참모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간 연장이 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을 국민이 걱정한다"라며 "그런 부분들이 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셨으면 한다"라고 주문했다.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의 주문에 대해 "법률개정 전이라도 할 수 있는데까지 되도록 해야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 민정·인사·홍보수석비서관, 총무비서관과 오찬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뉴시스 |
국정농단 사태에서 충분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평가받는 항목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대기업,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총 15가지 항목의 의혹사건을 수사대상으로 규정했다.
90일간의 수사기간동안 특검은 최순실씨의 배임수재와 뇌물수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수수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초기 삼성 관련 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사건과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가 미흡해 구속에 실패했다는 평을 들었다. 핵심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청와대 측의 압수수색 불허와 대면조사 거부로 직접조사도 못한 상황이었다.
또 삼성 외 다른 SK·롯데·CJ 등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초기 단계에 머무른 채 검찰에 이첩할 수 밖에 없었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 기간 연장도 불허하면서 수사가 그대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검찰로 사건이 이첩된 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삼성 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와 박 전 대통령,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해 구속기소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직권남용 피해자에서 뇌물공여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불구속기소 방침이 결정됐다.
반면,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 축으로 꼽히는 우 전 수석에 대해선 특검에 이어 두번째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더불어 가족회사 정강 문제 등 개인 비리는 아예 혐의에서 빠지면서 검찰의 '제 식구 봐주기 수사' 논란까지 강하게 불거졌다.
이에 더해 문 대통령은 전 정부의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의혹에 대한 재조사도 주문하면서 한동안 민정수석실의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우 전 수석에 대한 특검 출범 등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해, 가족 회사인 '정강' 횡령에 대해 질문하는 취재진을 응시하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