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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보람 기자]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야근일수 2.3일. 한 주의 절반을 야근하는 셈이다.
야근만이 아니다. 까탈스러운 직장 상사 비위 맞추랴, 사고만 치는 후배 일 가르치랴 회사는 늘 '전쟁터'다. 그렇다보니 직장인들은 늘 사표를 품고 다닌다.
지난해 6월 잡코리아가 직장인 11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95%가 '근무 중 퇴사 충동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마저 부러운 이들이 있다. 전쟁터같은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취준생(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거나 자영업을 시작해 전보다 치열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돌취생(돌아온 취준생)' A(남·30)씨는 최근 6개월 동안 두 번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제2금융권 회사에 취직했다 맡은 업무가 전공이나 적성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 회사를 그만둔 뒤부터다.
A씨는 올해에만 벌써 열댓번 고배를 마셨다. 대학 졸업 직후 취업을 준비하며 탈락에 면역이 생길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오히려 떨어질 때마다 불안감은 커졌다.
"저를 뽑아준 전 회사에 고마운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제가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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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이유도 제각각이다. 무기가 될 줄 알았던 입사 경력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경우도 있었다. 그는 "지원서에 입사 경력을 썼더니 면접관이 저한테 문제가 있어서 적응을 못하고 그만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질문을 하더라"며 "기분만 상한 채 면접에서 돌아와야 했고 예상대로 결과도 안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사 경력을 안 쓸 수도 없다. '신입직원 치고는 나이가 많은데, 그동안 취업도 못하고 뭐 했냐'는 꼬투리를 잡힌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A씨의 마음 한 켠에는 퇴사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하루에도 12번씩 마음이 바뀌어요. 아무리 회사가 마음에 안들어도 '그냥 다녔어야 했나'하고요. 한 번씩 불합격 통지를 받을 때면 그런 후회는 더 커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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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그만두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 근처에 작은 음식점을 차린 B(남·32)씨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B씨는 "새벽에 별보고 출근해서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고, 밤늦게 별을 보며 퇴근하는 생활을 2년 동안 계속하다보니 내 젊음이 너무 아깝더라"며 "그래서 퇴사를 결심했는데 밖은 오히려 지옥이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퇴사 이후 재취업 대신 1년 동안 창업을 준비하던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원형 탈모까지 얻었다.
"가게를 준비할 때부터 밤을 새는 건 예삿일이 됐어요. 회사 다닐 땐 휴일이라고 보장됐지만 이제 1년 365일 24시간 일하는 기분이에요. 양복입고 출퇴근하는 사람들 보면 휴무 보장되고 꼬박꼬박 월급나오는 그 때가 행복한 거 아니었나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처럼 모든 직장인들이 꿈꾸는 퇴사자들의 삶은 오히려 팍팍하기만 하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10.8%다.
자영업자의 폐업률도 높은 상황이다. 국세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자영업 생존율은 30%에 그쳤다. 특히 같은 해 음식업 폐업 자영업자는 15만3000명으로 전체 폐업한 자영업자 중 20.6% 비중을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