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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가 먼저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기선을 잡을까? 미래형 자동차 산업에 자국 차 산업의 명운을 걸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자주 들리는 질문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에선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잡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표현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최근 몇 년 중국에서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 연구개발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연구개발 열기와 시장 관심도로만 보면 미국을 능가할 수도 있을 정도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는 궁극의 미래형 자동차로 중국 전통 자동차 기업은 물론 IT 기업도 연구개발에 가세해 미국 추격에 나섰다.
중국 웨이라이자동차의 한정판 스마트카 NIO EP9 |
순수 기술적 측면으로만 보면 자율주행 자동차 등 중국의 스마트카 기술력은 미국 등 선진국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특히 기초과학 부문에서 누적한 기술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일부 중국 전문가들과 서방의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이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먼저 발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신기술에 대한 중국 시장의 높은 수용도와 방대한 시장, 인터넷 기술의 빠른 진보 그리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이 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의 응용과 보급은 단계적으로 주행보조(DA), 제한적 자율주행(CA)와 완전 자율주행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중국은 1·2단계 작업을 2025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지난 4월 25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발전개혁위원회와 과학기술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 보고서'는 중국의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 발전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020년까지 주행보조 장치(DA)와 부분 자율주행 장치(PA), 제한적 자율주행(CA) 시스템을 탑재한 자동차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5에는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려 중국을 고도의 자율주행차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스마트도시 건설 보급과 함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탑재율도 10%로 높일 예정이다.
2030년엔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스마트카 산업체인과 스마트 교통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완성하고, 고도의 자율주행차와 완전자율주행차의 비중을 8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중 궁극의 완전 자율주행차량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와 자율주행차를 중국 자동차 산업의 돌파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 중국 IT 기업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백가쟁명'
중국 정부가 미래형 자동차 산업 지원 정책 마련과 환경 조성에 나선것과 함께 민간에서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IT 기업이 미래형 자동차 산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종합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는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 중국의 무인자동차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했고, 미국 포드사와 함께 무인주행에 필수적인 레이더 기술 기업 벨로다인(Velodyne) 사에 전격 투자했다. 2016년 9월에는 미국에서 15번째로 무인주행 차량 시험 자격을 획득했다.
바이두는 3년 내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실현하고 5년내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도 뒤질세라 자율주행차 투자에 나섰다. 텐센트는 대만 폭스콘, 홍콩 상장사인 허셰자동차와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오해 처음으로 콘셉트카를 출시했고, 2020년 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유명 통신기업인 중싱(ZTE)도 미래형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11월 중싱스마트카를 생산할 1기 생산라인 건설에 돌입한다.중싱은 미래형 자동차 사업을 위해 지난해 7월 주하이 광퉁버스 회사를 인수했다.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러스(樂視)역시 스마트카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계획대로라면 러스는 2018년 패러데이퓨처와 함께 FF91 모델 양산에 돌입한다. 순수 러스 슈퍼카는 3년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중국 웨이라이자동차(蔚來汽車)도 자율주행차 부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한정판 모델인 NIO EP9를 출시했고, 지난 4월엔 양산판 모델 ES8을 발표했다.
웨이라이자동차는 특히 애플사의 수석 엔지니어를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 분야의 핵심 인력을 다수 섭외했다.
순전기 차량 제조 브랜드로 2014년에 설립된 신생업체 유샤자동차도 이르면 올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 오픈소스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중국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정책 지원에 외자도 중국에 거점 마련
중국은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과 연구개발 기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볼보사는 중국에 자율주행 자동차 기지를 설립했다. 볼보가 중국을 선택한 것은 실험 지원에 적극적인 정부의 정책방침, 중국 특유의 복잡한 도로 상황 그리고 방대한 중국 시장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테스트에 상당히 포용적이다. 바이두는 지난 2015년 12월 베이징을 중심으로 비교적 전면적인 자율주행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바이두의 자율주행 자동차 주행 속도는 최고 시속 100km/h에 달했다. 볼보도 2015년 3월 베이징 6환 도로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실시했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고위 임원인 Suzanne Frey는 최근 기고문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경기에서 중국이 결국 미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중국의 승리를 점치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다. 미국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축적했지만, 도로주행 테스트 등에 지나치게 엄격한 미국 정부의 신중한 태도로 결국 선수를 중국에 뺏기게 될 것이라는 것.
도로 테스트에 관용적인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중국 특유의 복잡한 도로상황도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를 위한 '최적의 환경'으로 꼽힌다.
복잡한 도로 설계, 교통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교통 문화 등 악조건이 오히려 자율주행 시스템의 기술 안정성을 높이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기 때문이다.
방대한 중국의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도 외국 기업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Analysys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스마트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의 시장 침투율은 15%에 달했다. 2019년에는 5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2020년에는 자율주행 등 스마트 기능을 갖춘 차량의 시장 규모가 1214억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Analysys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자동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우위를 선점할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