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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덮친 트럼프 리스크

기사등록 : 2017-05-18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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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일제히 하락, 금값·공포지수 급등
달러화 약세 지속, 채권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과 기밀 정보 유출 논란이 워싱턴DC에서 뉴욕 월가로 번지고 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수사 종료 종용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지난주부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던 금융시장은 마침내 인내심을 잃었다. 이에 잠잠했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를 지나가고 있는 쇼핑객<사진=AP/뉴시스>

17일 오후 1시 7분(미국 동부시간)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26.67% 오른 13.49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VIX는 일반적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린다. VIX지수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그만큼 주식시장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날 오후 장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장중 2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와 S&P500지수도 1% 이상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로 상승하던 달러화 가치도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50% 하락한 97.6164를 기록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0.52% 오른 1.1140달러, 달러/엔 환율은 1.56% 내 111.35엔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6거래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 금 선물 6월물은 온스당 1.66% 오른 1256.80달러를 기록했다.

가팔라지던 채권 수익률 곡선은 평평해지고 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가 죽었다는 의미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와 2년물 금리 차이는 장중 약 1%포인트로 좁혀져 미 대선일인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며 트럼프 랠리를 주도하던 은행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KBW은행지수는 전날보다 3.56% 내린 89.39를 나타내며 은행주 약세를 반영 중이다.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의 주식은 2~5%대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맥스 케트너 크로스애셋 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는 재정 부양책을 말하지 않고 법인세 감면을 말하지 않는다”면서 “시장의 낮은 변동성과 정치권의 높은 변동성의 차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캐피털 그룹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속도대로 재정정책 확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고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금리와 대차대조표의 정상화에 더 많은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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