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금융그룹통합감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선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향후 지배구조와 관련, 지주사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향후에도 법률과 규정에 맞춰 나가겠다"는 입장 속에서도 "지주사 체제가 효율적인지에 대해선 계속 검토해야 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해외로 가게 되면 M&A를 하고, 법인을 세워야 하는데 지주사 체제가 과연 효율적인지 여부에 대해서 더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라며 "꾸준히 성장하는 그룹 입장에서 보다 액티브하게 움직일 수 있는 형태가 무엇인가라는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9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가 사들인 호텔 등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얻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는 현재 감독체제에선 내부거래로 규제받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김 공정위장 내정자는 일종의 '꼼수'로 보는 듯한 입장이다. 때문에 새 정부에서 강력하게 금융그룹통합감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 역시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시각이 높다. 금융그룹통합감독이란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금융그룹은 개별 금융 계열사만 감독하는 현행 체제를 바꿔서 비금융 계열사도 간접 감독하고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인한 위험까지 감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직 개론만 있고, 각론은 없는 상황이니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서 법이나 규정에 맞출 것"이라며 "지배구조가 캐피탈 중심으로 있는 것은 설립때부터 있던 구조이고, 모두 규정을 맞춰서 한 것인데 규정이 바뀌면 그에 따라 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60.19%)ㆍ미래에셋컨설팅(48.6%)ㆍ미래에셋캐피탈(34.32%)의 지분을 통해 미래에셋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컨설팅은 호텔과 골프장 운영, 부동산 임대관리, 금융자문업을 하는 회사다. 박 회장이 48.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부인 김미경씨(10.2%), 세 자녀 하민·은민·준범씨(각 8.2%) 등 박 회장 가족과 친지가 전체 지분의 91.9%를 갖고 있다.
지분구조로 보면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캐피탈보다 위에 있는 구조지만 지주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미래에셋캐피탈이 중심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컨설팅과 캐피탈중 실질적으로 캐피탈이 그룹지배의 정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주식 전부(103만7604주)를 매수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이번 거래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율은 18.47%에서 18.64%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율은 0%가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그룹이 지분정리 작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그렇게 해석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다. 컨설팅이 적자를 내서 현금확보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한 것일 뿐"이라면서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전해왔다. 부동산 임대 및 관리사업 등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해 영업손실 77억원을 내며 적자지속 상태다. 2015년 영업손실은 90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 본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