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정치권 리스크에 수익률이 곤두박질 친 브라질 펀드로 최근 자금이 ‘유턴’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러운 정국을 빌미로 주가가 급락하자 역발상 투자가 고개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의 가두행진 <사진=AP/뉴시스> |
2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한 주 사이 브라질 주식 펀드로 7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라질 증시가 폭락하자 일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저가 매수를 포착하기 위해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8일 보베스파 지수가 9% 밀리며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른 한편 디렉시온 데일리 MSCI 브라질 불 3X 상장지수펀드(ETF)는 48%에 달하는 기록적인 손실을 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해당 ETF와 함께 아이셰어 MSCI 브라질 캡트 ETF 등 관련 상품에 적극 베팅했다. 정치 리스크로 인한 주가 폭락이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지나치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이다.
웰스 파고 펀드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잡음이 경제 펀더멘털을 가리고 있어 최근 주가 급락은 훌륭한 매수 기회”라며 “담대한 투자자들이 먼저 행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브라질에만 투자하는 채권 펀드로도 지난 한 주 사이 83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 주식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10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브라질 펀드의 매수 열기에 커다란 의미를 둘 만 하다는 평가다.
신흥국 채권 펀드로는 지난주 11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전주 대비 31% 급감했다.
EPFR의 캐머론 브랜트 리서치 이사는 FT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자금이 ETF로 몰려든 점에서 투자자들이 단기 전략으로 브라질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유심히 지켜봤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