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246일 동안의 도피생활을 끝낸 정유라씨가 입국하던 순간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이대 입시·학사비리' 결심 공판에서 특검으로부터 징역 7년형을 구형받고 있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최씨의 혐의에 대한 첫 구형이었다.
3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 대해 징역 7년, 징역 5년,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의 박충근 특검보는 "오늘날처럼 형평성과 공정성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이번 사건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며 "피고인들의 학사비리 범행은 배움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무너뜨렸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판이 끝나는 순간까지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며 거짓을 일삼는 최씨를 보면서 '이래서 국정농단이 일어났구나'라고 절로 탄식이 나왔다"며 "최씨가 보인 태도는 양형에 있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비선실세' 최순실(오른쪽)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그녀의 딸 정유라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245일만에 검찰 체포상태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날 오전엔 김혜숙 신임 이화여대 총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박 특검보는 최 전 총장 등 이대 측 피고인들에 대해 "피고인들은 여전히 진실을 은폐하고 변명을 하며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신임 이대 총장이 사과하는 형국이다"고 꼬집었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 중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를 제외하면 모두 최후 변론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하 교수는 정씨가 수강해야 할 온라인 강의를 제자를 시켜 대리수강시킨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받았다.
최씨 측 변호인은 종전과 일관되게 "최씨의 행위는 우리나라 대부분 체육특기생 학부모들한테 있을 수 있는 일이다"며 "최씨가 국정농단 주범이라는 비난받고 있다고 낮은 취급을 받아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청담고 교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딸의 체육활동을 격려하러 온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식사대접하려다가 시간이 안 돼 식사비 명목으로 30만원 준 것"이라고 변론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11가지에 걸쳐 정씨를 공범으로 묘사했는데, 학부모로서 피고인이 한 행위로 딸까지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최 전 총장과 남 전 처장 측은 모두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최씨는 "신의를 지키려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 곁에 남은 것이 잘못이었다"라며 "특검에서 저에 대한 선입견으로 증거도 없이 일부 증인에 의해서 몰고가는 것은 부당하고 딸과 어린 손자가 비난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지 않도록 배려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들의 선고공판은 6월 23일 오전 10시 열린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