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수주에 힘을 내고 있다. 연초 부진하던 수주 실적이 최근 회복세에 돌입해서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공사 발주가 많다는 점에서 작년 연간 수주량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1일 건설업계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는 1~5월 해외에서 총 134억4451만달러(한화 약 15조700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137억2219만달러(15조3800억원)로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실적 추이와 비교하면 수주액이 개선됐다. 1분기 해외수주액은 93억6811만달러(10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112억7200만달러, 12조6300억원)과 비교해 17% 감소했다.
중동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자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중동 수주액은 89억달러로 전년동기(41억달러)와 비교해 118% 늘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에선 줄었지만 중동 수주 확대가 뒤를 받쳤다. 이에 따라 올해는 중동이 아시아를 밀어내고 최대 해외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액 1위를 달리고 있다. 1~5월 수주액은 37억3000만달러(4조17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배 넘는 증가폭이다. 국내 건설사가 따낸 전체 수주액의 27%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이 11조3000억원이다.
작년 12월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수주한 발전플랜트 공사가 올해 실적에 반영됐다. 공사비는 총 8억3300만달러(한화 9990억원) 규모다. 지난 3월에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초대형 공사인 이란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3조8000억원)를 따냈다. 최근에도 1조원대 말레이시아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대림산업은 수주액 26억5500만달러(2조9700억원)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 SK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3조5000억원 규모의 터키 현수교 공사를, 3월에는 이란 이스파한 정유 플랜트(2조2000억원) 공사를 수주했다. 이 회사는 올해 신규 수주목표를 4조원으로 잡고 있다.
이어 SK건설(1조5200억원)과 삼성물산(9900억원), 삼성엔지니어링(9400억원), 현대건설(7800억원), 대우건설(7100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하반기에 수주액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공사인 오만 두쿰 정유공장과 바레인 밥코 시트라 정유공장, 아랍에미리트(UAE) RRE 화재 개보수 공사 등이 발주를 앞두고 있다. 수주 후보군에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GS건설 등이 포함됐다.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가스, 석유화학 프로젝트와 이란 플랜트 공사 등이 시공사를 선정한다.
국제유가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작년 말 배럴당 3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는 최근 50달러대로 올라섰다. 중동 발주처가 상대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개선돼 그동안 미뤄왔던 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공산이 크다.
동부증권 조윤호 연구원도 “오만과 바레인, UAE 등 중동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임박한 데다 이란 시장도 열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