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윤석열이라는 새 돛을 단 검찰의 행보에 급제동이 걸렸다. 최씨의 공소사실에 정씨가 여러부분에 걸쳐 공모 의혹을 받고 있었던만큼 향후 검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일 "범죄사실에 따른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달 31일과 1일 양일에 걸쳐 정씨를 조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정씨를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정씨 측은 줄곧 책임을 최씨쪽으로 돌리며 '모르쇠' 전략을 펼쳤다. 이번 기각의 배경엔 정씨 측의 이같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검찰은 정씨를 구속한 후 최장 20일동안 이번 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혐의 외에도 추가 혐의를 조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이 1차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추가혐의는 애초에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에도 적시돼 있던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다. 정씨가 지난 2015년 12월과 2016년 1월 강원도 평창 부동산과 최씨의 예금 등을 담보로 외환은행 독일법인에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아 독일 주택 구입 비용으로 썼다는 의혹에 대해서다.
다만, 이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덴마크 정부의 추가 동의가 필요해 영장청구 단계에선 적용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정씨에 대해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와 뇌물수수 공모 혐의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최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적용한 혐의다.
삼성 측이 승마단 전지훈련 비용과 삼성전자의 말 구매 대금 명목으로 가장한 자금이 실질적으로 정씨에게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같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보강수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영장이 기각된 정씨를 추가소환하거나 관련자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나 불구속 기소 중 방침을 정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