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적인 유명 자동차를 디자인한 스타 디자이너를 싹쓸이 하고 있다. 높아지는 원가만큼 차 값을 받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상품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디자인 역량 강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디자인 3각 편대. (왼쪽부터) 그리스터퍼 채프먼 미국 디자인센터장, 사이먼 로스비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인 담당, 토마스 뷔르클레 유럽 디자인센터장<사진=현대차> |
7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자동차의 재료비보다 판매가격은 적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모델인 소나타의 경우 YF에서 LF로 신차가 나오면서 부품 등 재료비는 206만원 늘었지만 판매가격은 196만원 상승에 그쳐 마진이 10만원 감소했다.
가격 인상이 제한적인 이유는 경쟁모델인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 ▲성능 ▲연비 ▲가격 ▲디자인 등 총 4가지 항목에 대한 상대적인 우위를 평가하는 상품경쟁력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ㆍ분명하게 두드러지는 판매경쟁력) 분석에서 성능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연비나 디자인에서 우위에 서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품 자체의 마진이 하락한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는 1분기 기준 1대당 인센티브(판매사원 지급 비용)가 2400달러로 전년 대비 15%나 증가하는 등 수익성 하락 압박이 안팎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판매량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3~5월 판매 급감현상 이전부터 10~20% 가량 줄었다. 중국 자동차의 저가 공세와 일본 브랜드의 품질 경쟁 사이에서 제품 경쟁력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재료비에 포함되지 않는 인건비 상승분까지 더하면 1대당 수익성 하락폭이 더 커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피터 슈라이어 사장 <사진=현대차> |
이러자 디자인 경쟁력 강화카드를 꺼냈다. 중국 자동차디자인업계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총괄인 사이먼 로스비(50세, Simon Loasby)를 중국기술연구소 현대차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그는 2001년부터 폭스바겐 독일 본사를 시작으로 2008년에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디자인 총괄로 임명돼 중국 현지에서 중국 전용모델과 글로벌 모델의 중국형 디자인 개발을 전담했다. 중국에서 폭스바겐의 중국 전용모델인 산타나, 뉴 라비다, 중국형 파사트 등을 디자인했으며, 2016년에 양산돼 호평을 받은 라만도, 피데온은 사이먼 상무가 디자인한 콘셉트카 NMC, C Coupe GTE를 양산한 차들이다.
사이먼 상무의 영입으로 현대차는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3대 시장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모두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로 구성하는 글로벌 ‘3각 편대’를 완성했다. 현대차 미국 및 유럽 디자인센터장은 BMW 출신 크리스토퍼 채프먼과 토마스 뷔르클레가 맡고 있고,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과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의 지휘로 현대차의 글로벌 디자인 협력 체계가 완성된다. 이 외에도 지난해 벤틀리에서 현대스타일링 담당 이상엽 상무, 올 초 부가티에서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등을 영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잘 달리고 잘 서는 주행성능을 강화하면서 경쟁사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현대만의 경쟁우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면서 “디자인을 크게 강화하면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가 확실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