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8일 오전 11시, 호식이두마리치킨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호식이타워’. 18층 꼭대기 층에 ‘후식이 두 마리 치킨’ 간판이 큼지막이 걸려있다. 건물 1층을 통해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경쾌한 배경음악이 인상적인 호식이 두 마리 치킨 TV광고가 흘러나온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호식이타워 전경 <사진=뉴스핌> |
하지만, 호식이두마리치킨 본사가 사용하는 4개층(13~14ㆍ17~18층) 중 2 개층 사무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람이 출입한 흔적만 남았을 뿐 불조차 꺼진 상태다.
본사 여직원은 최호식 호식이 두마리 치킨 회장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담당 변호사가 있다"며 대답을 피했다. 공식 답변을 받기 위해 건네받은 번호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은 닿지 않았다.
최 회장 성추문 논란이 인지 사흘째가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최 회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일부 성난 소비자를 중심으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과 회사측은 현재까지 홈페이지를 포함한 어느 곳에도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맹점주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도 알려진 것이 없다.
오히려 회사측은 홈페이지에 있었던 최 회장의 화려했던 이력을 지우며 논란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최 회장 역시 직원들과 가맹점주들에게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부풀려진 의혹 제기로 명예가 크게 훼손된 데 대해 크게 우려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게 전부다.
통상 가맹점주들의 매출 하락과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라도 사과 혹은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올려놨던 여타 기업들과 다른 행보다. 가맹점주들은 최 회장 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강남구에서 호식이 두 마리 치킨 가맹점을 운영하는 A점주는 "2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최근 같은 최악의 매출이 없었다"며 "호식이 치킨은 치킨 가격도 올리지 않은 상태인데도 장사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 가게 앞에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하듯 배달을 가지 않은 오토바이 3대가 세워져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가맹점주 B씨는 "어제는 장사가 정말 안 됐다. 첫째·셋째주 화요일에 가게를 쉬어서 현충일에 문을 닫고 어제 나왔는데도 장사가 너무 안돼서 걱정"이라며 "본사에서 어떤 명확한 입장이라도 전달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그렇다 해도 앞으로가 더 우려된다“며 ”매년 가맹점을 재계약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해결방법이 없는 데 대한 울분을 토하는 곳도 있었다. 강남역 인근에서 3년째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C씨는 "인터넷에서 불매운동을 한다는 글을 봤는데 그 피해가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가장 먼저 돌아오는 것이었다. 딱히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더 힘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은 전국에 약 1000여개로,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혐의애 따른 고소사건이 파문을 일으키며 영업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3일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피고소인인 고소를 취하했지만, 최 회장은 다음 주 경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호식이 두마리 치킨 본사 <사진=뉴스핌> |
서울에 위치한 한 호식이 두마리 치킨 가맹점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핌> |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