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기자가 만난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세단 ‘스팅어’는 한마디로 ‘총알’이었다. 끝을 모르는 스피드와 뛰어난 순간 가속, 고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안정감까지 주행 성능에 있어서는 그간 ‘국산차는 성능이 떨어진다’라는 편견을 가져왔던 기자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줬다.
스팅어 미디어 시승은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됐다. 시승코스는 호텔에서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 ‘뮤지엄 산’까지 영동 제2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편도 84km 구간(왕복 160km)이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3.3 터보 GT트림 풀옵션 2WD(5110만원) 모델로 이뤄졌다. 이 차는 최고출력 370마력에 최대토크 52.0kg,제로백 4.9초의 뛰어난 가속성능을 자랑한다. 지금껏 제로백 4초대는 독일 스포츠카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영역이었다.
스팅어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유려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디자인이다. 특히 쿠페(뒷좌석 천장을 낮춘 차) 모양을 딴 후방 디자인이 독특했다. 사실 앞쪽의 디자인도 나쁘진 않았지만,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어서인지 K5와 비슷해 보였다.
트렁크는 406리터(일정한 크기의 박스를 쌓아서 부피를 측정하는 유럽식 VDA 기준) 정도로 골프백 2개정도는 들어갈 수 있게 보였다.
운전석은 스팅어가 스포츠세단인 만큼 속도가 빠른 항공기에서 디자인 영감을 많이 따온 듯 했다. 항공기 날개를 형상화해 만든 크래시 패드(차량 앞쪽 계기판을 넣은 대시보드)와 엔진 모양의 송풍구(에어벤트)가 돋보였다. 네비게이션은 차량 가운데 부분에 살짝 올라와있어 보기 편했다. 다만, USB를 꽃을 수 있는 곳이 한 곳밖에 없어 살짝 아쉬웠다.
좌석은 역시 스포츠세단에 맞게 몸을 조여 주는 형식으로 돼있었다. 둥글게 등을 감싸줘 안정감이 들었으며, 부드러운 가죽시트와 통풍시스템으로 쾌적함을 더했다.
스팅어 내부.<사진=기아차> |
시동을 걸고 가속패달(엑셀)을 밟자 스팅어는 ‘안전제일 주의’인 기자에게 속도를 내라고 재촉했다. 하이패스 구간을 30km로 통과하고 난 뒤 주변에 차량이 없어, 급가속을 시도해봤다. 스팅어는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튕겨나갔다. ‘총알’이 따로 없었다.
더욱이 100km에 가까운 속력을 내고 있지만, 마치 80km이하로 가는 듯 한 안정감까지 느껴졌다. 그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고 풍절음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단순히 ‘빠른 차’라기 보단 ‘탄성이 좋은 스포츠카’로 느낌이다.
스팅어 주행사진.<사진=기아차> |
반 자율주행 모드도 꽤나 안정적이다. 90km로 설정한 뒤 발을 떼고 핸들에서도 손만 살짝 얹어놓은채 운전을 했다. 앞차가 속력을 줄이니 저절로 줄어들고 핸들을 알아서 조정하며 차선도 유지했다.
굳이 흠을 꼽으라면 낮은 전고와 연비다. 앉은키가 낮은 기자지만, 차량 높이가 워낙 낮은 탓에 머리가 차 윗부분에 닿을 것 같았다. 연비는 160km왕복하니 9.7㎞/ℓ가 나왔다. 평균 복합 연비가 8.8㎞/ℓ인데 비하면 실 연비는 약간 높았다.
스팅어는 현재 2.0 터보ㆍ3.3 터보ㆍ3.3 터보GTㆍ2.2 디젤 등 네 가지로 판매된다. 가격은 3500만에서 5110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