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정국 운영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1일(현지시각)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조기 총선에서 명백한 결론이 나지않아 메이 총리가 현직을 유지할지 그리고 정국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등 향후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AP/뉴시스> |
메이 총리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자 차선으로 소수정부를 출범하고자 아슬아슬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 상대편은 이번 선거에서 10석을 획득한 북아일랜드의 중도우파 '민주통합당'(DUP)이다. 집권 보수당은 이들로부터 소수정부 출범을 위한 지지를 얻어내고자 총선 사흘 뒤인 이날도 여전히 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보수당이 DUP와 진행하고 있는 협상 목표는 이른바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약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 협약을 통해 DUP는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얻어내는 대신 보수당의 정부 출범을 위한 과반 의석에 보탬이 될 것을 약속하는 형태의 협조 체제다.
이런 느슨한 정책적 연계를 통해 출범한 소수정부는 정당끼리의 연합을 통한 연립정부보다 대체로 불안하다. 이에 따라 보수당 소수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연말이나 내년에는 새 총선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1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DUP도 성명을 통해 "이처럼 위태로운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국가에 안정을 불러올 수 있을지 보수당 대표들과 논의했다"며 "현재까지 협상은 긍정적"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양측은 동시에 "아직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당 간 합의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양측이 보수당 정부 출범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으나 앞으로의 국정 운영 및 정책과 관련해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보수당 의석은 과반에서 8석이 모자란 318석. DUP의 지지가 없더라도 불신임안 제출 전까지 8석을 메꿀 방법은 있다. 다른 당의 지지를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정당들은 좌파 성향이 대다수여서 난항이 예상된다.
게다가 메이 총리는 조기 총선이라는 정치적 승부수가 실패하면서 현재 당내 사퇴 요구에 직면한 상태다. 이번 DUP와의 합의 도출마저 무위로 돌아가면 더욱 거센 압박을 받을 것이 뻔하다.
이를 두고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형을 앞둔 사형수 신세(dead woman walking)"라고 메이 총리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