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조속한 일자리 추경 예산안 통과를 위해 여의도 국회를 찾아, 야당 의원들에게 협조를 호소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강력 반대하는데다 일자리 추경까지 막아세우고 있는 야당 설득에 직접 나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 연설에 앞서 국회 본관 3층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당 지도부를 만나 청문 정국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자리엔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을 마친 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끝내 불참했다. 당초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국회방문 예우를 맞춰 정중히 맞이할 예정이었으나 참석하지 않고 현 정부가 추진하는 식의 추경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무려 11조원이나 되는 예산을 경제 활성화 전반에 쓰지 않고 공무원 일자리 늘리는 것을 주된 이유로 하는 목적부터 잘못됐고, 국가재정법상 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의장과의 4당 원내대표간 정례회의에도 빠졌다.
20분여간의 여야 지도부와의 환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통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한다"며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고용을 개선하고, 소득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서민들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 기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국회 협력"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자리 추경 예산 편성 협력을 당부하며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문 대통령은 약 30분여간의 시정 연설 후 여야 의원들의 기립 박수 속에서 한동안 퇴장하지 않고 일일히 의원들과 악수하며 조속한 추경 통과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퇴장한 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단상에 올라가 신임 첫 인사를 했다.
이 국무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난무한 삶을 되돌아보도록 질책한 의원분들께 감사하다"며 "문 정부는 촛불혁명 과정에서 탄생했고, 태생적으로 무거운 짐을 떠안고 출발해 국회 도움 없이는 완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양극화 해소를 바탕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