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완 기자] 지난 수십년간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우리나라 양대 항공사로 군림해왔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도 이들 항공사를 한번쯤은 이용해 보셨을텐데요.
비행기를 탑습하면서 두 항공사의 차이점을 혹시 발견하셨나요?
아마 여러분이 대한항공을 탓다면 미국 보잉사의 비행기를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를 탓다면 프랑스 에어버스 비행기를 탓을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왜냐면 대한항공의 여객기 70%가 보잉,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70%가 에어버스의 항공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두 항공사의 항공기 구매처가 엇갈리면서 두 항공사간 차입 통화도 달라지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달러로 결제가 이뤄지고, 유럽에서는 유로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보잉사로부터 비행기를 많이 구매한 대한항공은 달러부채가 많아지고,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구매를 한 아시아나항공은 유로부채가 많아지게 된 배경입니다.
문제는 이들 항공사의 외화부채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데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약 8조원의 달러부채를, 아시아나항공은 약 1조8000억원의 달러부채와 약 8000억원의 유로부채를 보유중입니다.
양대 항공사들이 대규모 외환부채를 보유하면서, 환율따라 실적이 크게 변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게 됩니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은 1848억은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달러/원 환율이 92.4원 떨어지면서 7649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을 얻었습니다.
이 외화환산이익이 당기순이익으로 고스란히 반영돼 대한항공은 5931억의 순이익을 기록하게 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은 240억원에 그쳤지만, 외화환산이익이 1652억원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이 1166억원이 됐습니다.
영업이익의 4~7배 달하는 이익이 외화환산이익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1분기 환율을 한번 볼까요? 달러/원, 유로/원 환율 하락이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말 1208.5원 → 3월말 1116.1원
같은기간 유로/원 환율은 1270.19원 → 1192.61원
그런데 2분기 외환시장은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1128.40원으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유로/원 환율은 12일 1270원까지 올랐습니다.
유로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순이익 전망이 암울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대신 대한항공은 '환' 영향이 최소화돼, 항공업황이 2분기 실적을 결정지을 전망입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