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동석 기자] "박종철, 이한열 등 희생자와 특히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찰이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끝내 숨진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 16일 공식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백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581일만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오늘 존경하는 박경서 위원장을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위원들을 모시고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을 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찰의 인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이철성 경찰청장 [뉴시스] |
이 청장은 "지난 9일 6·10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해 경찰인권센터에 있는 박종철 열사 기념관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과거 잘못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경찰의 인권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민주화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유명을 달리하신 박종철, 이한열 등 희생자와 특히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유명을 달리한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경찰의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절제된 가운데 행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이제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앞으로 일반 집회시위현장에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겠다. 사용요건 또한 최대한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며 "이러한 내용을 대통령령인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법제화해 철저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백씨는 지난 2015년 11월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이 됐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317일 동안 머물다가 지난해 9월25일 숨졌다.
당시 주치의는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표기했고 이를 두고 서울대 의대 재학생, 동문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일었다. 경찰의 부검 시도로 40일 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하다 부검영장 집행 포기로 지난해 11월5일 영결식을 치를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4일 백씨의 사망진단서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했다. 또 사인을 기존 '심폐정지'에서 '급성신부전'으로 변경했다.
[뉴스핌 Newspim] 조동석 기자 (ds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