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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flattening; 플래트닝) 현상은 당장 미국 증시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모습이다.
국채 장기물과 단기물의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수익률곡선 평탄화는 대개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지 않음을 시사하는데, 이는 오름세를 지속해 온 미국 증시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격차(sread; 스프레드)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섰던 작년 12월 130bp였던 수준에서 최근에는 80bp 아래로 축소됐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10년물 수익률이 2.14%로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것이다.
◆ 장기금리 하락, 취약한 펀더멘털 시사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 스프레드 1년 추이 <출처=Y차트> |
15일 자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 에버코어 ISI 기술분석가 리차드 로스의 주장을 인용, 무엇보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하락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 장기물 수익률이 짓눌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하다는 인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펀더멘털 우려는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선물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중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35%로 전날 기록한 50%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히려 내년 3월 금리인상 확률이 52%로 나타났다.
물론 일각에서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미국채 매입이 장기물 수익률을 끌어 내리는 것인 만큼 경기 부진 신호라는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 채권 매입의 경우 수익률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랐던 작년에도 지속됐던 흐름인 만큼 최근 평탄화 현상과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로스 연구원은 이와 더불어 유가와 달러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금이나 엔화 같은 안전자산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 분위기를 고려할 때 증시에는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미국 증시에서 주목 받고 있는 기술 업종이 전형적인 랠리 피로감을 보이고 있는 점도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까지 뉴욕증시 랠리를 주도해 오던 기술주들은 이달 들어서는 상승이 지나쳤다는 판단에 따라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 높아지는 경고음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미 증시 전망을 두고서 하락 경고음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날 CBS뉴스는 증시가 기업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상승 지지를 받았는데 문제는 기업들의 영업이익 개선 속도보다 주가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BMO 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 잭 애블린은 향후 12개월 동안의 기대 실적을 바탕으로 한S&P500지수의 밸류에이션을 따져봤을 때 지금처럼 가격이 높았던 적은 지난 10년의 기간 동안 단 1%에 불과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교수는 S&P500이 닷컴 버블이 꺼지던 2002년 이후 가장 비싼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채권시장 구루 빌 그로스는 투자자들에게 “중앙은행이 제시하는 청사진에 매료돼서는 안 된다”며 현재 모든 시장은 리스크가 가득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웰스파고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커크 하트만 역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거나 리스크가 낮은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자신도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뉴욕증시 S&P500지수(주황선)와 나스닥지수(파란선)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