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웜비어 사망에 미국 내 대북 비난 여론 '부글부글' (종합)

기사등록 : 2017-06-20 11:3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양국 관계 악화일로 전망…대북 여행 금지조치 예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북한서 장기간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지난주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끝내 숨을 거두면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웜비어 가족들은 웜비어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웜비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향인 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로 송환된 지 엿새 만이다.

가족들은 성명서에서 “웜비어가 지난 13일 신시내티로 돌아왔을 당시 말을 하거나 반응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볼 수도 없는 상태였다”며 “괴로운 듯 불편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웜비어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송환 후 하루 사이 표정에 변화가 감지됐고 평화로워 보였다”며 “고향에 돌아왔다는 것을 직감한 듯 했다”고 덧붙였다.

◆ 들끓는 비난 여론

오토 웜비어<사진=AP/뉴시스>

웜비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및 대학 관계자들로부터 애도와 비판 성명 등이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공식 성명을 통해 웜비어와 그의 가족에 조의를 표한 뒤 "오토 웜비어의 불행한 운명은 무고한 사람을 상대로 법 규범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이런 비극을 예방하려는 우리 정부의 결심을 더욱 굳혔다"며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조의를 표한 뒤 웜비어의 사망이 “사악하고 억압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과 인권에 대한 무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 범죄자들의 손에 수 많은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며 웜비어의 죽음이 미국 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고 밝혔다.

과거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북한을 수 차례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웜비어 석방을 위해 북한 외교 관계자와 스무 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지만 웜비어의 건강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여전히 억류 상태인 미국인 세 명과 캐나다 인의 석방을 촉구했다. 더불어 웜비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북한은 국제 사회에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북관계 악화일로 예상

이미 수 차례 미사일 발사 등 핵무기 실험으로 북한이 트럼프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웜비어 사망 소식은 양국 관계를 더욱 경색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웜비어의 죽음으로 이미 긴장 상황인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시내티 병원 측이 웜비어의 몸에서 물리적 학대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음에도 그의 가족을 비롯한 미국 관계자들은 북한 측의 잘못을 확신하고 있다.

성명에서 웜비어 가족들은 “안타깝게도 북한이 웜비어에게 가한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학대가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웜비어의 케이스가 이례적이란 의견도 있었다.

USA투데이는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케네스 배나 매튜 토트 밀러의 경우를 보더라도 북한은 미국인 억류자에 대해서는 대개 호의적이었는데 웜비어가 어떻게 혼수상태로 석방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웜비어의 경우 북한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현재 미국 내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에서는 대북 여행 금지 논의도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인의 북한여행 금지 혹은 제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연간 1000여명의 미국인이 북한을 찾는 등 북한 여행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양국 간 긴장 고조로 북한 여행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웜비어를 데리고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 소재 북한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 측은 웜비어 사망소식을 접한 뒤 더 이상 미국인을 북한으로 데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 군 가족들에게 위로전을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웜비어 군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어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무엇보다 북한이 웜비어 군의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고 최선의 치료를 받게 했어야 할 인도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며 "북한이 인류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