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범삼성가 딸들의 면세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이 사실상 인천공항 제2터미널(T2) 면세점 DF3(패션·잡화)을 품게 되면서 DF1(향수·화장품) 운영권을 따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신라면세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터미널 DF3구역 운영사업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면세점을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관세청 특허심사를 받은 뒤 공항공사와 협상을 하게 된다.
앞서 DF1(향수·화장품) 구역은 신라면세점, DF2(주류·담배) 구역 운영권은 롯데면세점이 따냈다.
신세계는 면세점 양강인 롯데와 신라에 이어 2터미널 입점을 예고하면서 면세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이전 오픈을 목표로 하는 인천공항 2터미널은 국적기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의 터미널이 이전하는 곳이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는 DF3구역의 경우 2터미널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관광객 감소, 높은 임대료까지 발목을 잡으며 4차례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9월 명동점에 글로벌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을 오픈하는 신세계는 이번 DF3를 통해 확실한 '럭셔리 명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속내다. 명동점에는 오는 7월부터 펜디, 까르띠에 등 럭셔리 명품이 줄지어 입점한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DF의 지분 100%는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부진 사장도 신규면세점인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 들인 덕이 컸다. HDC신라가 운영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신라호텔과 현대사업개발이 합작해 만들었다.
범삼성가 사촌지간이 맡는 시내면세점은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는 데서 눈길을 끌고 있다.
HDC신라는 지난 1분기 신규면세점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무리한 마케팅보다는 수익성 확보를 추구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면세점은 영업손실을 150억원에서 16억원으로 크게 축소시키며 선전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3월 이후에도 일 매출 30억원을 유지하며 빠른 안정세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사업을 뒤늦게 뛰어든 정 총괄사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가면서 업계 양강을 이끌고 있는 이 사장과 본격적인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라면세점이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뷰티와 향수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의 꽃이라 불리는 공항 면세점에서 어깨를 나란히한 신세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이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으며 신규면세점 중에 눈에 띄는 모습"이라며 "업계 양강을 뒤쫓는 신세계면세점의 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