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국내 스마트폰 수장들이 올 상반기 분위기 뒤집기에 성공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전작의 뼈아픈 교훈을 신제품에 담아낸 결과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S8과 LG G6는 6월 첫주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두 제품 모두 출시된 지 두 달째 순항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올 초부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수습하고 갤럭시S8을 출시하기 위해 안팍으로 분위기를 다잡았다.
고 사장은 지난 1월 갤노트7 발화 원인과 재발방지대책, 3월 갤럭시S8까지 직접 발표해 소비자들에게 책임감을 보여줬다. 내부적으로는 갤럭시S8 공개 행사 직전까지도 품질과 안전을 강조하며 "출시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고 사장은 갤노트7 사태를 겪으며 다진 품질 개선 노하우를 신제품 갤럭시S8에 고스란히 반영했고,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갤럭시S8은 출시 두 달이 되기도 전에 글로벌 출하량 1000만대를 넘어섰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출시 후 발화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고 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대규모로 경질될 것이라는 분위기를 제대로 반전시킨 셈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올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현장 경영에 주력했다.
LG G6를 소개 중인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사장 <사진=LG전자> |
조 사장은 수시 조직개편과 비용절감으로 MC사업부 흑자전환에 물꼬를 텄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M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2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최근에는 조 사장 직속으로 단말사업부와 선행상품기획 등 3개 조직이 늘어 탄력을 받았다.
조 사장은 지난해 G5의 흥행 실패를 철저히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G5 출시 초반 낮은 수율로 고생한 것을 되새기며 G6 생산라인을 여러차례 찾았다.
G5의 모듈 방식도 과감히 버렸다. 대신 소비자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였다. 스마트폰 후면카메라가 돌출된 이른바 '카툭튀'를 없애고 18:9의 화면비율을 채택했다. 내내 고수하던 탈착식 배터리를 일체형으로 바꿨으며 모바일 간편결제 'LG페이'도 시장에 내놨다.
G6의 판매 호조로 올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돌파하면서 LG전자 내부 분위기는 고조된 상태다. LG전자는 기존 G6의 저장공간과 색상 등을 다변화해 파생모델을 다음달 출시해 '뒷심'을 발휘할 전략이다. 조 사장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파생모델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양사는 반전시킨 분위기를 굳히기에 나선다. 고동진 사장은 다음달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출시해 단종 사태를 마무리짓고, 오는 8월에는 갤럭시노트8으로 다시 소비자 앞에 선다. 조준호 사장도 오는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 'iFA'에서 차기작 'V30'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