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국제유가가 올 들어 20% 이상 추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44.82달러에 마감하면서 올 들어 처음 4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42.53달러로 전날보다 2.25% 하락했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연초대비 약 20% 하락, 1997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1년간 브렌트유 추이 <사진=블룸버그>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감산 기한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유가는 오히려 곤두박질치고 있다. OPEC이 원유시장 수급 균형을 달성할 것이라는 믿음이 줄어든 탓이다.
여기다 미국 셰일업계의 생산량도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국제유가가 더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셰일 오일과 가스 업체들은 앞선 국제유가 폭락으로 도산 위기에 몰렸다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생산성을 높였다.
게리 로스 피라에너지그룹 원유 부문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석유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이지만 내전 등으로 감산에서 제외됐던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는 근래 산유량을 대폭 회복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OPEC 원유 생산량은 일일 3208만배럴로 29만배럴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원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14일 발표된 IEA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세계 원유 공급량은 일일 9669만배럴로 58만5000배럴 증가했다. 지난달 전세계 일일 원유 공급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만배럴 증가했다.
영국의 에너지 컨설팅 기업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의 암리타 센 공동 설립자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40달러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