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바른정당은 26일 당원대표자회의를 열어 이혜훈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5.9대선 패배 이후 리더십이 부재한 야 4당 가운데 가장 먼저 전열을 정비한 것이다. 이 신임 당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표를 얻어 당의 생존·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맡게 됐다.
23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가톨릭대학교 베리타스센터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정책토론회에 참가한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정운천, 이혜훈, 김영우 의원. <사진=바른정당 제공> |
이 의원은 하태경, 정운천, 김영우 의원 간 4파전에서 승리하며 당 대표를 거머쥐었다. 2~4위를 한 세 후보 역시 최고위원을 맡아 새 지도부에 동반 입성했다.
먼저 '이혜훈 호'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협조 속 견제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정부 발목잡기에 골몰하는 한국당과의 차별화를 드러내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임 당대표는 16일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야당의 역할도 사사건건 다 반대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영 논리에 매몰이 돼 무조건 여당과 진보가 하는 것은 반대하고 발목만 잡는 이런 것을 보수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낡은 보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강론을 내세우는 이 신임 당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연대 문제에 대해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경선 기간 슬로건도 '자강을 통한 보수의 본진'이었을 만큼 의지는 확고하다. 21일 TV토론회에선 "(자유한국당이) 정체성과 생각을 안 바꾸면 건전한 보수인 바른정당과 합치기 어렵다"고도 했다.
관건은 당의 지지율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침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당 내에서 보수통합론이 분출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제 2의 탈당 사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신임 당대표는 리더십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당내 통합 역시 이 신임 당대표가 풀어야할 시급한 과제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에 금이 갈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정운천 의원), "(다른 후보를) 비판할 때 정책에 대한 개인 찬반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인 것과 연관시켰다"(하태경 의원) 등 이 신임 당대표의 통합 능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턱걸이 원내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고 있는 바른정당은 한 명의 의원이라도 이탈하면 당의 존재감이 급격히 약화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 신임 당대표는“밖으로는 여당을 견제하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안으로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당을 하나로 묶겠다”고 말했다. 당내 통합이 이뤄져야만 당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 이 신임 당대표의 리더십에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