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환경부가 '수소차 시대' 도래에 일찌감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보다 더 먼 미래의 차량으로 여겨지는 수소차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통 큰 보조금'으로 대응하고 있다.
환경부의 수소차 지원책은 12년 전 갓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량과 유사하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3년만에 보조금을 반으로 줄이고 6년만에 보조금을 없애며 시장에 정착한 것처럼 수소차 역시 그 수순을 밟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2017년 수소차 보조금 2750만원=2004년 하이브리드 보조금 2800만원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수소차 구매보조금은 2750만원으로 전기차(1200만원)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500만원), 하이브리드 차량(100만원)에 비해 높다.
수소차 보조금 규모는 2004년 갓 출시가 시작된 하이브리드차량에 대당 2800만원의 국고보조를 실시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와 토요타의 수소차 전쟁이 본격 개막됐다. 왼족 토요타 신형 수소연료 전지차(FCV), 오른쪽 현대차 투싼ix. <사진=뉴스핌 DB> |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조금 규모는 2004~2006년까지 2800만원이었으나 2007~2008년에 1400만원으로 3년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는 보조금이 0원이었고 2015년부터 보조금 100만원이 다시 지원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격이 내려가며 경제성이 확보되고 등록 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보조금의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1년 전(17만 4620대)보다 33.6% 증가한 23만 3216대로 나타났다. 올들어 5월까지 신규 등록된 79만2275대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3.65%이며, 수입차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그보다 높은 8.6%(4월 기준)을 차지한다.
환경부 청정대기기획과 관계자는 "수소차가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데 전기차보다 덜 주목받고 있어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12년전 하이브리드 차가 먼 미래의 차처럼 느껴졌으나 금세 등록대수가 늘어난 것과 같이 수소차 역시 곧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내년부터 본격 가격경쟁력 확보…수소연료팩 축소는 숙제
당초 수소차는 전기차의 최대 한계로 꼽히는 충전시간과 주행거리를 극복해 전기차보다 실용성이 높은 친환경차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현재 현대와 토요타 등에서 출시된 수소차는 3분을 충전하면 426~589㎞까지 주행할 수 있다. 반면 전기차는 급속충전으로도 1시간을 충전해야 400km 남짓을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테슬라의 주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인프라 역시 확충되며 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수소차를 앞서고 있다.
정부는 수소차가 내년부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전기차와 친환경차 패권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8000만원 수준인 수소차의 가격은 내년 5000만원 선까지 낮아지며, 국고보조 2750만원을 더하면 약 3000만원으로 수소차를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0년 이후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숙제도 남았다. 수소차 내부에 들어가는 수소연료탱크의 부피 문제다. 현대차는 FE 수소차 콘셉트의 연료전지시스템의 중량을 기존 투싼ix보다 20% 줄이며 부피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
전기차보다 크게 부족한 수소차 충전 인프라도 문제다. 현재까지 전국의 수소차 충전소는 광주(진곡), 충남(내포), 경기(마북·남양·화성), 울산(매암), 대구(서변) 등 7곳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8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