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뉴시스] |
[뉴스핌=이보람 기자] 정부가 체육특기자에 대한 학사관리를 소홀히 한 대학에 내년 모집정원 축소 등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2월 23일까지 실시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점검'에 대한 처분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 조카 장시호 씨 사례와 같이 체육특기자에 대한 학사관리 부실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추진됐다.
체육특기자 100명 이상이 재학하는 17개 대학을 대상으로 출결관리와 성적부여 적정성, 학사경고자 관련 학칙 적용 실태 등 법령과 학칙 준수 여부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일부 대학에서 ▲학사경고 누적자 미제적 ▲프로입단자 출결관리 및 성적부여 부적정 ▲시험 및 과제물 대리작성 ▲일반적인 출결 및 성적부여 부적정 등 총 87건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부적정 사례가 드러났다.
당국은 이같은 행위가 적발된 대학에 대해 처분심의회를 구성, 고의나 중과실 여부, 기존 관행에 따른 단순 부적정 등 사안의 경중과 과거 처분 사례 등 형평성을 고려해 처분수위를 결정했다. 또 행정 제재의 경우 행정처분위원회의 별도 심의를 거쳐 처분안을 마련했다.
특히 3회 이상 학사경고 누적자를 제적하도록 규정한 학칙을 어긴 고려대(236명), 연세대(123명), 한양대(27명), 성균관대(8명) 등 4개 학교의 경우 기관경고와 함께 체육특기자 전형 모집정원을 축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9학년도 입시에서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2018학년 모집인원의 5%, 고려대와 연세대는 10%를 축소해야 한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 [뉴시스] |
또 군 입대나 대회출전, 훈련 등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체육특기생을 대신해 시험에 대리 응시하거나 과제물을 대신 제출해 준 사례도 적발됐다. 원광대, 조선대, 용인대, 한국체대 등 4곳이다.
교육부는 이들 사례와 관련된 교·강사들에 대해선 고의나 과실 정도에 따라 대학에 징계를 요구한 것은 물론 검찰에 수사의뢰를 결정했다. 학생 역시 학칙에 따라 학점 취소와 징계조치, 고발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체육특기자들이 프로로 전향하면서 출결이나 시험응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하고 학점을 부여한 9개 대학에는 관련 교수·강사에게 주의와 경고 처분이 내려진다.
학생들의 경우 출결사항이나 과제물, 시험 등 성적자료를 확인해 학점취소 등 규정에 맞는 성적 재부여가 이뤄진다.
이밖에 출결과 성적관리에서 학칙을 어기거나 관련 자료를 부실하게 관리한 대학들에도 각각 경징계와 기관 경고 등의 처분이 결정됐다.
교육부는 이같은 처분 결과에 대해 다음달 말까지 각 대학으로부터 재심의 신청을 받은 뒤, 오는 9월 최종 처분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석 학술장학지원관은 "이번 실태 점검에 따른 처분이 학교 현장에서 향후 체육특기생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학사관리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가이드라인을 대학에 안내하는 등 지속적인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