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대형 건물이나 공장 등의 공조 시설에 들어가는 냉동기 '칠러'가 LG전자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LG전자는 칠러를 비롯한 공조 설비로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28일 LG전자에 따르면 공조사업을 하는 '에어솔루션사업부'의 기업간 거래(B2B)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소비자 거래(B2C)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 직원들이 27일 평택 칠러 사업장 내에 있는 연구시험동에서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대형 냉각 설비다. 해외 공조전문 조사기관인 BSRIA에 따르면 세계 공조 시장은 800억달러(약 91조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칠러 시장 규모는 약 140억달러(약 16조원)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소비자용 에어컨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판단, B2B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를 위해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해 칠러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칠러가 B2B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LG전자는 칠러 사업을 연평균 10%씩 성장시킬 계획이다.
중동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이 목표다. 이상민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 해외 B2B영업 담당 상무는 "3년 전부터 동남아 지역에 공들이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동남아에 진출할 때 LG공조 설비를 함께 소개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는 "칠러는 건물 수명만큼 버텨야하기 때문에 고객사들이 굉장히 보수적으로 선택한다"며 "LG가 원천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회사는 아니라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트레인, 요크, 캐리어 등 미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칠러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외에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필드 하남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등에 납품했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쿠라야 발전소, 아랍에미리트의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 설비를 공급했다. 특히 사우디 쿠라야 발전소에는 2012년 트레인과 요크 등과 경쟁한 끝에 대규모 터보 칠러를 수출했다.
이상민 상무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지역에 선별적으로 진출했다"며 "중동과 필리핀, 인도차이나반도 쪽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