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올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크게 감소하면서 연간 200억달러 돌파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중국발 투자가 급감하면서 '사드배치'의 후폭풍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고기준 외국인직접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9.1% 감소한 96억달러, 도착기준은 4.4% 감소한 49.6억달러를 기록했다(그래프 참고).
◆ 미국·일본 회복세…중국은 중화권 우회투자 급증
국가별로는 미국발 투자가 신고기준 24.5억달러로 35.0% 늘었고 도착기준은 6억달러로 7.8% 감소했다. 제조업(+36.2%)과 서비스업(+34.1%)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고 상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EU발 투자는 신고기준 22.2억달러로 47.3% 급감했고 도착기준은 14.9억달러로 34.0% 줄었다. 브렉시트 협상의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1억달러 이상 대형 M&A형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이 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중국발 투자는 지난해 불거진 이른바 '사드 보복'의 악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고기준 4.8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2.3%나 급감했고 도착기준도 9600만달러로 같은 기간 8.5% 줄었다(아래 그래프 참고).
다만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은 투자는 신고기준 28.7억달러로 0.3% 늘었고, 도착기준도 15.9억달러로 15.6% 늘었다.
특히 홍콩, 싱가폴 등 중화권 국가들의 금융·보험, 부동산개발 등 서비스부문 투자가 크게 증가해 중국기업들이 당국의 규제를 피해 우회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발 투자는 신고기준 8.2억달러로 18.3% 늘었고 도착기준은 5.7억달러로 33.4%나 급증했다. 지난 1분기에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그린필드·M&A형 동반 감소…서비스업 투자유치 선방
투자 유형별로 보면 M&A형 투자가 급감한 가운데 그린필드형 투자도 고전하는 모습이다.
우선 그린필드형 투자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이 30.8% 증가하면서 전년동기대비 8.8% 늘어난 78.9억달러를 기록했다.
M&A형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48.3% 급감한 17.1억달러에 그쳤다. 제조업 부문은 101% 늘었으나 금융·보험은 77.1% 급감했다.
정부는 미국의 금리인상, 브렉시트 협상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올해 목표(200억달러) 달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외국인투자 증가세를 유지하고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투자를 유도하려면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국장은 "외국인투자의 장기적 상승추세를 이어가는 한편, 일자리 창출 등 국민경제 기여도를 제고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VIP 해외순방 등 주요 계기를 적극 활용해 투자환경설명회, 라운드테이블, CEO 개별 면담 등 투자유치활동(IR)을 전개하고 주한상의 및 외투기업과의 고위급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