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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뽑으면서 경력 물어보면 어떡해” 역설에 고개숙인 신입 취준생의 절규

기사등록 : 2017-07-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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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취직자 경력 87.4% ‘신입의 7배’
“경력을 쌓으려면 취업해야 하는데
경력이 없어서 취업을 못해” 하소연
기업, 신입 교육·투자보다 경력 선호

[뉴스핌=황유미 기자] "다 경력직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 쌓나?"

한 방송프로그램의 취업을 다룬 콩트에서 출연자가 한 이 말은 많은 취준생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달 구직현장에서도 경력 취업자가 신입 취업자의 7배의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구직 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취준생들은 바늘구멍이 되어가는 취업현실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카페. 대학생들이 계절학기 수업 자료나 토익 책, 자격증 수험서를 펴놓고 공부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공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7년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를 뜻하는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취득자는 52만9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경력 취득자가 46만2000명으로 전체 취득자의 87.4%를 차지했다. 6만6000명에 불과한 신입취득자보다 7배 많았다. 신입 1명을 채용할 때 경력직은 7명을 채용한 것이다.

서울 4년제 대학 졸업반인 김모(남·28)씨는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토익점수 다 채운 후 유통업계에 입사 지원을 하고 있다"며 "경력이 없어서 '신입'을 뽑는데 지원하고 있지만 막상 면접에 가면 관련 경력과 경험을 물어보는 등 경력직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2월 졸업한 박모씨(여·27) 역시 "이력서에 업무 관련 경험·경력을 적으라는 칸이 따로 있을 정도로, 신입들은 서류전형부터 막히는 것 같다"며 "경력이 없어서 떨어지고 회사는 경력직을 원하고 막막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지난 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히어로 양성사업 매칭데이'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구인업체 관계자와 면접을 보고 있다. [뉴시스]

구직자들이 경력을 쌓으려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경력이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같은 선호는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이 비용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신입사원을 교육하는 데 따른 비용과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구직 시장에서조차 경력 선호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고용주 213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4.5%가 "알바생 모집 시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경력이 있는 알바생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교육에 들어가는 시간이 절약될 것 같아서'(63.3%) '신입보다 일을 잘 할 것 같아서'(37.2%) '업계 트렌드, 분위기 등을 잘 알 것 같아서'(26.1%) 등 답변이 나왔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분석팀장은 "임금근로자로 처음 진입하는 초기 연령대의 취업구직난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기업들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고 신입을 교육시키는데 투자를 꺼려하니 경력직 선호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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