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오늘 1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퀴어(Queer)문화축제'를 놓고 '성소수자' 혐오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4~15일 서울광장에서 2017년 제18회 퀴어문화축제를 연다.
축제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는 성소수자(LGBTAIQ)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처음 걸렸다. 이번 축제에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낸다는 의미다.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문화축제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13일 내걸렸다. [뉴시스] |
미 대사관은 자국 연방대법원이 2년 전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이후부터 국내 퀴어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사관 직원이 무지개색 미국 지도가 담긴 가방과 옷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단체나 기독교 단체 등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리 풍습이나 규범으로 미뤄, 미국 대사관과 같은 공공기관이 동성애나 성소수자 지지를 불편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퀴어축제 개최 반대를 넘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만 13~18세 성소수자 청소년 가운데 92%가 다른 학생들로부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중 80%는 교사에게서까지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만 13세~18세 성적소수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료=국가인권위원회] |
응답자 중에서는 동성 간 교제 등을 이유로 약하게는 벌점, 심하게는 자퇴권고나 퇴학 등 징계를 받은 적이 있거나 다른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답변한 이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소수자들의 인권 수준은 바닥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SOGI법정책연구회가 펴낸 '2015년 한국 LGBT 인권현황 보고서'는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커진 만큼, 성소수자에 대한 조직적인 차별 행위 역시 강화됐고 이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은 더욱 가시화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대구퀴어퍼레이드에서는 일부 기독교 단체들이 참가자들에게 오물을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다른 반대 단체들은 동성애자를 '전환 치료'를 통해 이성애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대학에서도 성소수자의 입지는 넓지 않다. 한 대학에서는 에이즈의 원인이 동성애인 것처럼 묘사한 포스터가 게재됐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아이다호(IDAHOT)'에서 활동하는 우석균 전문의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이들의 소득과 일자리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