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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초만에 구조 완료"...올 여름 해수욕장 안전은 '드론'이 지킨다

기사등록 : 2017-07-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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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용·구조용 드론, 스스로 사고 감지하고 튜브 투하...구조율 100%
세계최초 모바일 AP 탑재로 초소형·초경량 실현...가격은 외산장비 1/7

[뉴스핌=성상우 기자]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이 바다 한가운데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혼자 깊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순간적으로 파도에 휩쓸려 갖고 있던 튜브를 놓친 것. 첨벙거리면서 소리를 지르고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물 속으로 잠기려던 순간 그의 머리 위에 '드론'이 날아왔다. 드론은 싣고 온 튜브를 정확히 그에게 떨어뜨렸다. 튜브를 잡고 한 숨을 돌린 그는 잠시후 구명보트를 타고 온 안전요원들에게 구조됐다.

14일 찾은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엔 해안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세이프가드(인명 구조요원)'가 없었다. 대신 '드론 세이프가드'가 해안 상공에 떠 있었다. 드론은 해안을 자동 비행하며 고화질의 모니터링 영상을 인근의 영상재난구조 스테이션(DMS; Drone Mobile Station)으로 실시간 전송한다.

이 '정찰용 드론(V-100)'과 전체 구조작업을 컨트롤하는 영상재난구조 시스템(DMS)은 SK텔레콤(대표 박정호)과 드론 전문업체 '숨비(대표 오인선)'가 협업해 만들었다. 



드론 제조사인 숨비의 오인선 대표는 "정찰용 드론은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으로 사람 얼굴 및 행동 데이터를 학습해 물에 빠진 사람을 스스로 구분하고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훈련된 요원이 물 속으로 들어가 첨벙거리며 사전 계획된 '조난 상황'을 연출하자 비행 중이던 드론은 곧바로 이 행동을 인지하고 조난자에게 접근했다. 접근한 드론이 조난상황임을 확인하자 해수욕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구조용 드론'에 불이 켜졌다. 장착된 4개의 프로펠러가 '위잉' 소리를 내며 돌기 시작했고 3kg 무게의 튜브 3개를 실은 드론은 빠른 속도로 이륙해 바다로 날아갔다.

드론은 정확히 조난자의 머리 3m위 부근으로 접근해 튜브를 투하했다. 조난자가 이를 잡지 못하자 하나 더 떨어뜨렸다. 튜브를 잡은 조난자가 뒤이어 출동한 안전요원들의 구명보트에 탑승하는 것을 확인한 드론은 해수욕장의 본래 자리로 돌아와 착륙했다.

오 대표는 "정찰용 드론과 구조용 드론은 이미 '하드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매일 8시간씩 40일간 다양한 해양 조난 구조 테스트를 수행하며 구조 성공율 100%를 달성한 것. 테스트 동안 사고를 인지하고 튜브를 투하하기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24초다. 사람이 물에 빠지고 익사가 시작되기까지 일반적으로 2분가량이 걸리는데 이 '골든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구조용 드론이 조난자에게 튜브를 떨어뜨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러한 안전 모니터링망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양사가 구축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DMS) 때문이다. 비와 바람에 강한 숨비의 산업용 드론에 SK텔레콤의 통신 기술을 접목시킨 것. SK텔레콤은 세계 최경량인 140g의 'T 라이브캐스터'를 드론에 장착하고 LTE망을 활용, 드론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을 전국 어디서나 풀 HD급으로 실시간 송신할 수 있게 했다.

LTE망을 통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생중계하려면 고가의 외산 중계 장비를 이용해야 하나, 대부분 1kg이 넘는 이 장비들을 드론에 결합하는 과정이 쉽지 않은데 T 라이브캐스터가 이를 해결했다. 가격은 300만원 수준으로 2000만원 상당 외산 장비의 1/7 수준이다.

중계 전용 플랫폼 'T 라이브스튜디오'는 T 라이브캐스터가 촬영·전송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게 했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방송국 스튜디오 등으로 실시간 중계하기 위해 별도 서버와 지상중계기를 거쳐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서버를 거치지 않고 각 스튜디오로 직접 내보내는 식이다.

서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전송하는 기술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구현한 것이며 이를 통해 현장과 스튜디오 영상의 시간차를 1초 이내로 줄였다. 

이번에 공개한 기술의 핵심은 '초경량' 디바이스와 '낮은 가격'으로, 이를 가능케한 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초소형·초경량의 모바일 AP를 영상중계장비에 세계 최초로 탑재해 휴대가 가능하고 드론에도 결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드론과 통신기술의 조합은 해양 구조뿐만 우리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산불 등 화재 발생 시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 드론을 출동시켜 화재 초기 상황을 파악, 소방서 등에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특히, 산불의 경우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이 산불 발생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소방대원들의 산불 초기 진압을 도울 수 있다. 그 밖에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한 미아찾기 기능을 비롯해 축구, 야구 등 스포츠 경기를 시차 없이 생중계할 수도 있다.

관제차량에서 드론이 전송한 영상을 모니터링한다. <사진=성상우 기자>

차인혁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은 "SK텔레콤의 통신기술을 활용해 각종 위험상황에 활용 가능한 영상 재난구조관제시스템(DMS)을 드론 전문업체인 숨비와 함께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생활을 안전하고, 윤택하게 만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산업과 SK텔레콤의 ICT 기술 간 결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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